시설농업/재배와 생산 관리

농사꾼의 잡담과 넊두리.

까만마구 2012. 10. 9. 09:25


춥다. 긴팔옷을 껴 입고 있다. 


9도.. 


한달전까지 얼음이 모자르다 투덜거리던것이 뜨거운 둥글래차를 두손으로 꼭 쥐고 있다. 


한달전에 기온이 내려갈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달 말. 다음달 중순이면 한두번 영하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난방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 온실을 복구하는것은 새로 건설하는것 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운것이 많다. 


보조를 받아서 온실을 새로 건설하는것이 좋지 않을까? 머리 한 쪽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다. 


몇번 시도했지만 땅을 구하는것 부터 쉽지 않다. 


농업생산이 사양산업이라 하지만 땅에 대한 애증을 놓지 않으려는 농민들에게 땅을 빌린다는것은 상당한 인내를 요구한다. 

최소 만평이상 땅을 빌려야 하는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진작에 느끼고 있다. 


정부 지원과 각종 보조금은 농가들로 부터 땅을 욺켜쥐고 있게 만들어 버렸다. 모든것이 땅의 면적에 따라 정해지다 보니. 한동내 사람도 빌리기 어려운것을 외지인이 빌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거기다 시설재배를 하기 위해서 10년이상 장기 임차하는것은 더 어렵다. 


비용을 두배를 준다 해도. 쉽지 않다. 


시설재배를 하기 위해서는 땅과 기후조건 그리고 방향. 여러가지변수들이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어떤곳에 어떤 방향의 토지를 구하는가에 이미 농사의 승부가 갈려버린다. 


불굴의 정신력과 불가능은 없다고 주장 하지만 그것은 책상에 앉아 있는 이들의 구호일뿐.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이 생산된다.  콩을 심어야 하는곳은 콩을 심고 팥을 심어야 하는곳은 팥을 심어야 하는것. 


침수지에 고추를 심는다거나 건조한 지역에 고추를 재배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가시밭길을 가는것과 같다. 


물빠짐이 좋고 건조하지 않은곳. 고추재배의 최적지라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수많은 변수중에 한두개 밖에 되질 않는다. 


생산과 재배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부지선택이 가장 중요한것. 그런점에서 익산 온실은 70점 정도 된다. 


가장 좋은 동남향은 아니지만 그나마 남향에 가깝고. 강을 옆에 끼고 있으나 바람길이라서 안개가 별로 없다. 


금강이 범람한다고 해도 뚝보다 2m 이상 높이 있어 다른 곳들이 다 침수한다고 해도 여기는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다는것. 


8,200평의 부지, 1,000평이상은 여유가 있다. 거기다 주변의 논이 많아 매년 조금식 임차 할 수 있다는 것. 확장성이 있었기에 여기를 선택했었다. 



위치와 부지는 70점 정도 된다면 온실의 상태는 거의 낙제점.. 그나마 철골과 유리는 기본 점수는 되지 않을까 상상 했었지만. 


예상한것 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 


비용은 계속 들어가는데. 무엇하나 맘에 드는것이 없다. 


하나의 문제점을 찾아 놓으면 또다른 문제들이 기지개를 켠다. 


일주일때 난방시설을 붙잡고 있지만 가끔은 산소 절단기로 확 잘라 버리고 싶은 충동을 계속 느끼고 있다. 



하나의 사물. 하나의 시스템은 제작하고 설치한 이들의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고 가능한 이네들의 생각을 존중하려 하지만. 


왜? 이렇게 했을까?. 이유가 있을탠대.. 그네들도 멍청이들이 아닌 이상 뭔가 이유가 있어서 이렇게 했을탠대.. 


가능한 이해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부도가 났다 해도 이며 몇년간 재배를 한 온실에서 원초적인 문제는 없다고 생각 하고 있다. 


하지만. 이녀석은 오류가 너무 많다. 순간 순간 욕이 튀어 나온다. 


자재 선택에서. 기본 설계에서. 재배와 생산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온실을 재배를 위한 공간이지 채육시설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아침 낮이 짧아지고 온도가 내려가는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가슴을 짖누르는 압박과 두통이 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