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면서.

음식과 요리

까만마구 2012. 4. 29. 19:35


1.


독신이나 오지 생활을 즐기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몇가지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그중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능력이라 하지 않고 기술이라 하는것은 배우고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물이 다르고 흙이 다르면 거기서 자라는 식물이 다르고 가축이 먹는 풀이 달라진다. 

 

단순히 식재료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주민들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것이 달라진다.

 

습한지역에서는 매운음식을 많이 먹고, 기온이 높고 벌래가 많은 곳에서는 향신료를 많이 먹는다. 

에너지 손실이 많은 추운곳에서는 날것과 육식을 많이 한다.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선조들부터 내려온 생존 방법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요리가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단순히 생존하기 위한 끼니를 때우는 방법이 발달한다. 


사막에서 바싹 말라 부서지지도 않는 보리빵을 먹기위해 물에다 한참 불려야 한다. 

요리라 생각하면 넘기기 힘들지만 끼니를 때우는것이라 생각하면 먹을 수 있다. 


양발을 넣고 끓인것 같은 양젓, 오묘한 향과 맛이 뒤썩인 치즈. 

몽골에서는 하얀음식과 빨간 음식, 맛은 거의 비슷하지만 어떤게 만들었는지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식재료가 단순하기에 거기서 거기다. 그러기에 하나만 참으면 모든 음식을 맛 있게 먹을 수 있다. 


아무꺼나 그네들이 권하고 정성이 들어간 것이라면 사양하지 않는다. 이왕 먹어야 한다면 악취가 나고 식감이 거북해도 찡그리지는 않는다. 


아! 이런 맛 이구나. 


이네들도 먹는것 인데.  같이 먹을 수 있을때 이네들의 생활을 조금은 이해 할 수 있다. 


코를 확 뚫어 버리고 입 천장을 홀라당 벋겨 버리는 흑산도 홍어의 강한맛이 유명하지만 흑산도에서는 싹히지 않은 신선한 홍어를 주로 먹는다. 굳이 '신선하고 맛 있는 홍어를 싹힐 이유가 없다는 그네들의 말에서. 생활의 지해를 느낄 수 있다.


싹힌 홍어는 흑산도에서 영산강을 따라 올라오는 과정에서 발효되는  자연스러운 음식이다. 신선하면 신선한대로 발효되면  발효된 대로 본연의 맛이 있다. 


어느나라를 가든 어느곳을 가든 그네들의 음식에는 다양한 사연들과 조상들에게 물려 받은 지해가 담겨 있다. 


기름에 담궈놓은 중국 음식. 알라스카 원주민들이 먹는 바다 제비 발효된것. 

입맛에 맞지 않은것을 많이 먹지는 못해도 그네들이 권하는 것 이라면 사양하지 않는다.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동남아시아는 부패를 방지하고 모기등 해충을 쫗기 위해 다양한 향신료가 뒤썩여 있는것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낮선곳에서는 하늘만 낮선것이 아니라 먹고 사는것 그리고 입는것 . 의.식.주 모든것이 다르다. 


우리내와 다르다는 것이지 잘못 됬거나 틀린것은 아니다. 


낮선 그네들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을때 여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2. 


음식은 두가지가 있다. 허기와 끼니를 때우는. 


생존의 음식인지 여유를 가지고 음미 할 것인지에 따라 식재료가 달라지고 만드는 과정이 달라진다.  


음식 만드는것을 좋아한다.  이런저런 식재료를 가지고 그날 기분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다르고 맛이 달라진다. 손님들과 같이 먹는 음식과 나 혼자 끼니를 때우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음식을 잘 만든다는 소리에 배워 놓아야 겠다는 생각에 전문적으로 학원에 가서 배우고 자격증을 땄지만, 

주 재료는 어떤것으로 할 것인지 . 어떤 약념을 먼저 넣고 맛을 강하게 할 것인지 약하게 할 것인지. 음식에 대한 디자과 계획. 


개인적으로 닭과 감자 고구마 옥수수가 들어가는 남미씩 요리를 좋아 한다. 재료의 본맛을 최대한 살려 주는 요리. 붉은 색 보다는 맑은것을 좋아 한다. 이런 저런 식재료를 한곳에 넣고 고추가루로 마무리 하는 음식은 많이 낮설다.  


음식을 만들때 잘 사용하지 않는것은 소금과 고추가루. 맛있는 매운맛을 좋아 하지만 그렇다고 붉은 색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능한 원재료 맛에 충실하고 하는것은 음식을 만드는 자들만의 권리가 된다. 



익산온실에는 적당한 공간을 만들려 한다. 사람들을 초청 해 휴식을 취 할 수 있는 공간. 


유리 온실안에다 캠핑장도 만들고 커다란 부엌을 만들고 다양한 향신료를 키워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 한다. 



처음 농업생산을 배우려 한 목적은 네팔. 깊은산 트레킹과 등반하는 원정대를 상대로 작은 채소가게와 식당 그리고 하루 쉬어갈 수 있는 롯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히말라야 원정에 처음 참가할때. 등반 대원이 아니라. 요리사 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체계적으로 훈련한 등반 대원들 보다 현지에서 입맛 잃지 않고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체력을 유지한 것이 마지막 정상까지 올라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됬었다. 


여기저기 그만 돌아 댕기고 국수집 하나 차리자는 마누라의 말처럼.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살리는 작은 국수 가게를 온실안에다 만들계획이다. 


끼니를 때우는것 보다는 어느정도 형식을 갖추는 요리를 만들고 싶은 것은 참기 힘든 유혹이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4월 29일 오전 08:59  (0) 2012.04.29
기억. 그리고 상상과 추억  (0) 2012.04.28
명함과 징크스  (0) 2012.04.26
길을 비켜주세요.  (0) 2012.04.19
롯데가 이겼다.  (0) 2012.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