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농업생산 진출을 놓고 농업계가 다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최근 경북 상주에서 도와 지자체가 대규모 유리온실(10ha)을 짓겠다는 기업농과 외국계기업에 130여억원에 달하는 농림예산을 투입하겠다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해 농업계의 반발을 산 데 이어 전북 군산에서는 LG CNS가 자회사를 통해 새만금산단에 대규모 스마트 바이오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나서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020년까지 새만금에 토마토·파프리카·딸기·인삼·약용식물 재배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팜한농이 2013년 화옹간척지에 유리온실단지를 조성, 토마토 재배를 시작했다가 비료 불매운동 등 농민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포기한 것이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해마다 대기업의 농업생산 진출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농림어업을 수출 중심의 고부가가치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만들겠다며 외부자본 유입을 촉진하고 있는 농식품부의 책임이 크다. 실제 농식품부가 지난 2월 내놓은 ‘농림어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보면 이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당시 농식품부는 새만금과 화성 화옹간척지 등 총 800ha에 농업특화단지를 조성, 국유농지 최장 30년 장기임대를 비롯 첨단농업시설 저리융자 등 다양한 혜택을 약속했다. 특히 새만금에서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이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거나 인수 합병시 계열편입을 7년간 유예, 대기업 진출도 허용했다.
대체 대다수 영세 중소농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 농업경쟁력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경쟁력인가. 농업 현장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책임의 당사자인 정부가 ‘모르쇠’로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늦기 전에 이에 대한 농식품부의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