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깼다.
잠깐 밖으로 나와 온도 확인하고 어슬렁 거리다. 다시 잠들기 위해 누웠는데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끼면서 다시 일어나 빵하나 집어든다.
다이어트 까지는 아니라도 몸무개를 70kg 이하로 낮추려 했었다. 가장 전성기(?)때 58kg 전후 였으니 73kg 까지 나가는 모습에 사람들이 어색해 한다. 듬직해 졌다는 사람, 날카로움과 가벼움이 사라지고 배가 나온것에 너도 나이 먹어 가는가 보다. 하는 이들까지.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먹는 량도 조금식 늘어 예전보다 많이 먹는 편이다.
한달. 약 1.5kg 정도 감량 하면서 별다른 노력을 한것은 없다. 하루 팔 굽혀 펴기 약 50~100개 정도. 한번에 열개씩, 여러번에 나누어 한다. 조금 다르다면 책상위에 발을 올려 놓고 가능한 어깨 근육과 복부 근육에 탄력을 주기 위해. 복부를 압박해 놓다 보니 예전처럼 많이 먹지 못한다. 조금만 더 먹어도 배가 빵빵해져 한참을 식식 거려야 할 정도로 복부. 허리굵기를 많이 줄여 놓았다. 그래도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끼는 적이 별로 없는데. 배고파 잠이 깬것인지. 잠이 깨 어슬렁 거리다 보니 배가 고픈것인지 모르겠지만 돌아 오던 피곤함과 잠을 자야한다는 생각이 달아나 버렸다.
숙소 근처에 모든 기계들이 집중해 있다. 보일러와 순환펌프 그리고 양액 공급 시스템과 여러가지 복잡한 설비들이 문만 열고 나가면 바로 확인 할 수 있다. 아직 많은 부분들이 부족해 경보 장치들을 다 설치 하지 못했다. 잠결에 듣는 여러가지 소리들. 그리고 바닦에서 부터 울리는 진동.
작은 변화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긴장 하고 있다.
낮에는 가끔 혼자 한 두잔 마시지만 밤에는 거의 술을 입에 대지 않는것은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설계하고 만든것이지만 기계는 항시 고장날 수 있고 오동작 할 수 있다. 내가 만든것이라 안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의심하고 주의 해야 한다는 것. 기존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면 남들에게 핑계를 둘러 댈 수 있지만 스스로 조합해 놓은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로 전달하는 핑계를 만들 수 없다.
꽤 긴 여정이다. 남들과 조금 다른 생활을 하게 된것은 인문계를 가지않고 공고를 가게 되면서. 그리고 그시대 한참 유행하던 전자. 자동차 기계 토목이 아니라. 전기과 라는 낮선 이름에 동그라미 치면서 부터 조금 다른 방향으로 삶의 방행이 틀어 졌다.
대부분 스스로 좋아 하는 방향으로 살아 왔지만 논산 훈련소에서 KATUSA로 차출되고 잡다한 보조원으로 따라간 원정대에서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는 일 까지. 어찌 하다보니 우연한 과정의 연속으로 여기 까지 오고 있다. 아직도 중요한 순간. 스스로 방향을 선택하던 순간을 기억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후회하거나 원망하는 것은 별로 없다. 과거로 돌아 간다고 해도 아마 지금처럼 살지 않았을까 ?.
사기도 여러번 당하고 믿음에 대한 배신과 혹은 고의는 아니었지만 의도하지 않게 남들에게 피해를 준적도 많다. 그렇다고 복수의 칼을 갈고. 앙가픔을 하기 위해 스스로를 감춘 적은 없었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씷은 일은 하지 않았다. '조금더 참지' 혹은 '세상은 다 그런거야', '너는 왜?. 윗 사람들하고 많이 싸우는가'. '참을성 없다', 등등 자주 듣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아닌것을 맞다고 할 수 는 없다. 나중에 그것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더라도. 스스로 한 행동과 판단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수 있을까? 거벽등반이나 오지를 돌아 다니고. 알파인 스키를 즐기면서 삶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은 별로 없다. 목숨이 두개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을 참아가면서 연명하고 싶지는 않다. 삶이 너무 힘들고 자살하기 위해 철도위에 누워 배고파 빵을 먹는것 같은 어리썩음. 혼자 삶을 정리 하는것이 두려워 여럿이 한방에 연탄을 피워 생을 정리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네들을 이해 할 수는 없지만, 포기 할 만큼 어려웠던 적이 거의 없었다.
"억만이 형님" 정확한 책 제목은 가물 거리지만 너무 삶이 고달픈 고학생이 자살하기 위해 높은 건물에 올라 갔다가 며칠동안 갈아 입지 않은 팬티가 부끄러워 다시 내려오는 대목이 있다. 겨울을 끄트머리. 오이는 생산되기 시작했고. 난방비와 에너지 비용은 점차 줄어 들것이기에, 최소한 도와준 분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조금씩 빚을 값을 수 있다는것에 안도 하고 있다.
이리저리 밀려 있는 자재값. 어떤 이들은 계속 전화해 귀찮게 하고. 어떤이는 말이 없다. 그냥 돈벌어서 주겠다 해도 될 정도로 농장 경영에 문제가 될 정도의 채무는 없다. 오수 농장에서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채무가 아직도 조금 남아 있지만 웅포 농장을 가동하면서 발생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한달만 정상적인 수확이 진행되면 고대하던 카메라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여유 자금이 생길 수 있는것. 한달 약 4~5,000만원 정도 지출 하면서. 집에는 생활비를 주지 못한 경우가 몇달 있었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지 못했고. 기름값과 도로비가 아까워 집에 가지 않은것도 꽤 된다. 나는 손가락을 빨면서 버틸 수 있지만 가족들이 있는 직원들은 그럴 수 없다. 경영에 서툴다 보니 뒤 돌아 보면 엉뚱하게 빠져 나간 자금들이 꽤 있다. 서류 정리만 잘 했어도 절약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필요 없는 사람을 고용해 손실된 것도 꽤 된다. 모든것을 잘 할 수는 없지만 안타까움. 왜?. 그랬을까?. 아수움이 많다.
지나간 것에 미련을 가지지는 않지만 과거의 기억때문에. 가끔 망설여 질때가 있다. 이 사람은 예전에 이렇게 했었는데. 기억의 작은 조각들로 불편하게 만든다.
며칠전.주변의 농산 물류 유통하는 회사의 한 사람. 자신들이 정부 지원을 많이 받아서 주변 농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말에. 역겨움을 느꼈다. 여러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 까지 오고 있지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네들이 생각한 일방적인 도움은 바라지도, 생각 하지도 않은 것을 도와 주겠다고 불숙 찾아온 이를 돌려 보냈다. "서로 이익이 되면 거래 하는 것이지 도와 준다는 말은 하지 맙시다. "
삶의 다이어트, 먹는량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면 필요 없는 것 부터 줄어든다는 것을, 수입보다 지출을 줄이면 쌓이고.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줄어 든다는 것은 누굴 믿어야 천국가고. 영원 불멸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말보다 더 진리에 가깝다.
사람들과 만나 밥을 얻어먹는것 보다 먼저 계산 할 수 있는 작은 여유. 지금까지 받은 도움을 조금씩 갚아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이 남아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