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가 하얗게 서리처럼 얼어 있다.
전날 내린비에 길을 막고 있던 눈이 녹았지만 새벽 찬 바람에 나무가 얼어 있다.
발걸음에 요란한 소리로 부서지는 들풀들. 카펫 위를 걷는것 같이 부드럽다.
길을 따라 농장 전체 모습을 보기 위해 올라 간다.
7년전 체험 학습장으로 만들어진 시설을 운영 하지 못해 방치되어 있었다.
지금은 지역의 몇 분들이 일부 시설만 임대해 사용하고 있지만 전체를 운영 하기 어려운 상황.
혼자 짱박힐 공간과 온실 300평. 그리고 사용하지 않고 있는 땅을 이용 하기로 하고. 생산과 관리 기술을 교환하기로 했기에 머리속에 가득 이녀석들을 집어 놓고 다른것과 혼합해 풀어 놓는다.
무엇을 하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적자 나지 않을까?
이녀석 이름이?
생각 날듯, 나지 않는다.
몇달 머물면 머리속은 다시 이녀석들의 이름과 생육환경으로 가득 채워 지지 않을까?
산 중턱.
그늘막이 모진 바람에 기울어져 있다.
혼자 외롭게 버틴 이녀석을 바로 세우고. 주변을 정리해 휴식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산은 아래쪽에서 위로 바라 보는 것과.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것의 차이는 크다.
전방 좋은곳. 뒤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만날 수 있다.
한겨울 강 추위에도 버티던 녀석들이 며칠 풀린 날씨와 봄비를 가장한 공갈 날씨에 얼어 붙어 있다.
속까지 얼지 않았기를
꽃 눈은 살아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