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 3시쯤 잠이 깼었다.
온실 온도 한번 확인하고. 외부 온도와 난방수온 확인하는것.
-4도, 아직 어린 녀석들이라 온도에 민감하다. 꽃이피고 착실되는 녀석들은 온도에 따라 꽃의 형태와 품질이 달라진다. 토마토를 적심하고 철거한 가장 큰 이유는 12월에 피해 입은 화방이 3월에 수확될 녀석이라는 것. 한달 혹은 그 이상 수확이 불안정할것으로 충분히 예상했기에 적심하고 1월말 철거 했었다.
오이의 생육은 약 25일. 꽃이 맺히고 생장점에 최소 1주일 이상의 화방이 존재 하기에 하루 타격을 받으면 1주일간 생산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토마토보다는 덜 하겠지만 화방 전개 온도. 에너지 사용을 줄이면서 온도를 낮게 관리 하면 그 다음 생산을 기대 하기 어렵다.
갑자기 보일러와 난방 열량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준비하고 있지만 며칠내 닥칠 한파를 기다리는 것이 머리를 무겁게 하고 있다.
어떻게 부족한 열량을 채울까? 몇가지 대책이 있다. 정전에 대한 대비. 시설재배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건에 대한 대비는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 알고 있는것 보다 중요한것은 직접 행동으로 할 수 있는것이 더 중요하듯. 오늘은 준비 해야 하는 일이 많다.
2.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거나 다큐를 보는 버릇이 있어 틀어 놓은 한국의 술, 술을 잘 마시지는 않지만 만드는것에는 관심이 많다. 술이든 음식이든. 뭐든지 만드는것에 관심이 가는 것 이지만 결국 3부작을 다보고. 바다, 그리고 인문학에 관한 다큐까지. 5편을 계속 보면서 결국 잠들지 못했다.
낙천적이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주변에서 보는 일반적인 견해지만. 스트래스를 받으면 잠자는 버릇 때문인지도 모른다. 힘들다고. 고통스럽거나 슬프다고 술을 먹거나 남들에게 고민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기쁨은 남들과 나누면 두배가 되고, 슬픔은 반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기쁨은 주변과 즐기고 슬픔과 아픔은 혼자 가지고 있는것이 버릇이 되어 버렸다.
3.
귀농준비를 하고 있다.
귀촌이라 해야 하나. 아니면 귀향 이라 할까? 이곳 또한 부산에 비해 시골이라 할 수 있지만. 시골, 산골이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다. 유리온실의 특성상 농촌, 시골, 귀농, 혹은 귀촌 이라는 말과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작은 중소기업 같은 곳이 유리온실이다. 수많은 장비와 시설들. 그리고 그것을 운영하기 위한 여러가지 기술과 기능들
소음과 빛이 없는 곳에서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고 싶지만 이곳에서는 어려운일이다.
바다와 강 보다는 산과 능선. 그리고 바위와 계곡을 좋아 하기에 늘 일상에서 이탈을 꿈꾸고. 희망하고 계획 하게 된다.
지난번 적당한 곳을 찾았고. 그에 대한 협의가 잘되서 아침 다시 그곳을 다녀올 예정이다.
별을 보고, 바람을 느낄 수 있는곳.
계곡이 있고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 있는곳. 에너지를 충전하고. 머리와 가슴의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또 다른 고향을 만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