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박히다.
<숨다>를 나타나는 비속어, 주로 군대 드에서 많이 쓰임 현재는 군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용어
일상에서 짱박힐 공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항상 어디 짱박힐 궁리를 하게 된다.
부산 변두리 범어사 산동내가 태생이고 고향이지만. 군에서 재대하면 뭐 할꺼냐는 질문에.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짖지 뭐. 라 답하다 바로 밑에 윤병장한테 딥다 욕 먹었었다. 이미 말년 날자만 세고 있는 끈 떨어진 것이라 막 할 때도 됬지만 시골에서 농사나 짓는다는 어정쩡한 말을 쉽게 하는것에 녀석을 무척 화가 나게 했었다.
아무나 시골에서 농사나 짖지? 농사가 그리 쉬운겁니까? 나랑 2개월 차이나는 녀석 또한 논산훈련소에서 차출되어 왔었다. 원광대학교 태권도 선수, 그리고 시인이 되고 싶다는, 길지 않은 군 생활에서 기억나는 사람은 두명. 선임인 대전에서 분식집 한다는 이현수 병장, 그리고 윤성근 병장.
10명되 안되는 중대 병력에서 이름이 기억나는 사람들이 몇 있지만 이 두사람은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회생활 하기 전에 혈기 왕성한 시간을 군에서 같이 보낸 사람들. 그네들이 나를 골통으로 기억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 생각 없이 내 뱉은 시골에서 농사나 짓지뭐... 하지만 지금 내 모습이다.
처음 농업을 본격적으로 배울 한것은 좋아하던 등산과 등반을 즐기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몇달 열심히 일하면 몇달은 걍 푹 쉴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한 농업 이지만, 시설농업, 상업적 농업생산 현장에 있다보면 쉽게 시간을 만들지 못한다. 가끔 몇달씩 스키를 즐기고 큰 산을 트래킹 하는 것을 꿈 꾸지만 체력과 벌려 놓은 일때문에 모든것을 잊어 버리고 잠수 하기는 쉽지 않다. 최소한 전화가 되는곳. 혹은 한 두시간 이내 돌아 올수 있는 곳으로 행동 반경이 좁아져 있다. 장기간 자리를 비우기 위해서는 대신 온실의 비상 상황에서 대처 할 수 있는 이를 만들어 놓아야 하는데. 몇번 시도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간섭 받기 씷어하기에 남을 간썹하는것도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일을 맞겨 놓으면 가능한 방치하고 몇달 지켜 보지만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킨것만 하는 것이 좋을 수 있으나 시키고, 설계하고 가르쳐야 한다면 스스로 직접 하는 쪽을 택해 버린다.
온실 한쪽 구석진 곳에 짱박힐 공간을 만들거나,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산속 깊숙히 혼자 짱박힐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 작은 산을 가볍게 산책 할 수 있는곳. 맨발로 돌아 댕기든 정리 안하고 어질러 놓든. 읽고 싶은 책 싸들고 며칠씩 개기며 짱박힐 수 있는곳.
올해는 최소한 한곳을 만들려 한다. 가능한 뱅기타고 몇시간 날아 가는 곳에다 만들었으면 하지만. 가까운곳. 한시간 정도 거리에다 아지트. 나만의 휴식 공간을 만들 수 있기를. 소원하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