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중턱
하루정도 한파는 버틸만 하지만. 지속되는 한파에 지온이 내려가면서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정수기의 급수 배관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고. 다용도실의 상수도도 얼어 버렸다.
모두 난방을 하고 있는 실내에 있어 얼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땅이 얼고 바닦이 얼기 시작하면서 배관이 얼어 버렸다.
시설농업은 물을 제어하는일 이기에 물 관리가 중요하기에 열선을 깔고 단열을 하고 있지만 사람이 하는일. 하나 둘 실수를 빈틈없이 들어온 냉기는 부분적으로 얼어 붙어 물의 흐름을 막아 놓는다.
양액 공급실은 별도 난방과 단열을 해 놓지만 아침 첫 공급때는 직접 확인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여러가지 배관과 연결 부위. 그리고 혼합하고 흡입하는 과정 어느 하나 문제가 발생해도 정상작동을 하지 않고. 작물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 하고 있지만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냉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할때 마다 적절히 대응하고 있지만 미리 문제를 막아 내는 능력이 많이 떨어져 버렸다. 문제 발생에 빠르게 대응하는것 보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 가끔은 그것을 잊어 버리는경우가 많다.
3년전까지의 자료를 검색해 -13도가 최저라 생각 했었지만 오늘도 -17도 까지 내려 갔었고 -15도까지 내려간것이 15일이 넘는다.
이상 한파라 이야기 하고. 북극의 얼음이 녹아 생긴 지구온난화의 또 다른 모습, 역효과라 이야기 하지만 겨울의 중턱에서. 냉기에 손가락과 발꾸락이 시린것을 느끼는것은 낮선 경험이다.
나 혼자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모든 농장의 구성원들 그리고 납품 물량이 부족해져 곤란을 격고 있는 유통회사. 그리고 가격이 폭등하는 소비자들. 많은 사람들이 이번 혹한에 피해를 나누고 있다.
겨울이 춥다면 여름또한 상대적으로 덮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겨울의 중턱에서 다가올 여름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 부질없지만 생산 B동에 어떤 작형으로 끌고갈 것인지 조금은 생각을 깊이 가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