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바람이 머물다.........

별 밝은 밤..

까만마구 2009. 12. 7. 23:34

금요일 저녁

 

대설 주의보 내린 하이원 스키장으로 도망갈 기회가 있었지만.

 

혹시 모르니..

 

토요일 10시 까지 기다렸습니다.

 

 

조경 설계 회사에 보낸 자료들에 대한 더이상의 수정 요구가 없기를 바라면서..

 

10시쯤 당직자 에게 몇가지 일 시켜놓고

 

 

 

붕~~~ 흩날리는 눈 바람을 경쟁삼아.. 핸들 이빠이...

 

내차는 주문이 밀려 한달 더 기다려야 된다고 임시로 받은 그랜다이저 ..

 

 

산길을..

 

넓은길 냅두고 농로를 에둘러 달려 봅니다.

 

발 바닦으로 타이어의 진동을 느끼면서.

 

손 끝으로 떨림과 엔진의 소음을 가슴으로 전달하면서..

 

달리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입니다.

 

 

 

장호원 까지 도망가고 있는데...

 

삐리리~~ 오야지 전화

 

= 저짝에서 우리가 별로 협조 하기 않는다고 하는데 무슨말 이지요?..=

 

 

 

젠장 떠그랄~~

 

다시 한번더 자료들을 확인하기 위해 회사로 돌아가서...

 

이것 저것.

 

담당자 한테 우리가 해줘야 되는 것이 도대체 어디 까지 인지.. 메일로 보내달라...

 

 

 

 

설계 하는 직원들은. 투덜거리다 못해 욕나오기 일보 직전입니다.

 

지들이 설계 용역을 따 놓고..

 

우리 팀들이 다 해줘야 하는 상황에다..

 

우리에게 사정하고 부탁해야 하면서도 고압적으로 나온다는것이.. 그리 썩 내키지 않는 일 입니다.

 

 

 

대충 다시 한번더 점검하고..

 

여섯시쯤..

 

 

중단한 길을 나섭니다.

 

어둑해진 길..

 

 

 

어깨길 사이로 흰 진눈개비가 쌓여있는 길..

 

커브를 꺽으면서 브레이크를 살짝 잡아.. 충돌에 대비해 보는것...

 

 

 

다행히 풀 옵션이라 그런지 눈을 밟은 우측 타이어 에서 투둑..

 

잠깐 밀리다 제동되는 것이 썩 맘에 듭니다.

 

하이원에서 나와 사북에 있다는 준무씨 전화에

 

 

방향을 틀어

 

반짝.. 거리는 길..

 

산업도로와 달리. 사이길은 얇은 빙판으로 반질 거립니다..

 

 

 

눈길 운전은.

 

살짝 흥분되는 맘으로 얼어 있는 길을 접어들면... 

 

결코 내가 정상 이라 말 할 수 없지만.

 

 

빙판길 운전은 나름 긴장과 더불어 손끝과 발바닦을 통해 전달해 오는 여러가지 신호를 느낄 수 있어

 

병적으로 좋아합니다.  

 

 

 

예전처럼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공포와 두려움을 곁에두고 평안함을 유지하려 노력하는것..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르지만

 

마치 남의 일 처럼 웃고 있어야 하는 상황

 

 

지금은 도로위에서 슬롭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빅월 등반을 하면서

 

바위턱에 겨우 손가락 한마디 걸어놓고..

 

한발 한발 끌어 올리고 다시 손을 위로 뻩고..

 

아무도 올라가지 않은 벽은. 초등 이라는 설래임 보다는

 

과연 위에 무엇이 있을까?.,

 

 

어디에서 피치를 끊고 쉴 수 있을까?..

 

 

등반을 시작하면 바위에 매달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늘 하던대로 내려가는 것보다 위로 올라가는 것이 더 쉬워서 의식적으로 위로 올라 가려 할 뿐입니다.

 

 

 

 

운전을 하면.

 

다음 커브에 무엇이 있을까?.

 

멀리 마주 보이는 불 빛은 어던 차 일까?.

 

 저 차도 나처럼 차선을 물고 턴을 하는것이 아닐까?

 

다음 고개길은 북향이니 빙판이 되어 있을것 같은데...

 

 

 

온 몸을 앞으로 향하고..

 

눈과 손가락. 발가락.. 머리카락까지 앞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 앞에 무엇이 나타날까?...

 

 

 

 

 

빙판길에 차를 세워두고..

 

식당의 문을 열면서 어질러진 신발들 사이에 내 신발 한작 한짝 퍼즐 맞추듯 공간을 찾아 놓습니다.

 

무리지어 앉아 있는 사람들..

 

다들 어디선가 한두번 본 낮익은 얼굴들..

 

 

 

사람들을 만난다는것은 즐거운 일 입니다.

 

더구나 같은 것을 좋아 한다면. 

 

 

소주 몇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이노무 회사 댕기면서 술만 늘은것 같습니다..  

 

 

반갑다고 주는 술.. 한잔 한잔.. 분명한 것은 술인데..

 

처음으로 소주가 그리 쓰지 않다는 것은 느끼고 있습니다...

 

 

 

 

" 마귀... "

 

스스로 천사가 될 자신이 없어 "마귀"가 되었다 주장 하지만.

 

굳이 천사인척 하지 않아도 되고..

 

개인적으로 닉을 "마귀"로 한것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 인것 같습니다.

 

 

느즈막히 참석한 것이라. 거시기 했지만.

 

지난 시즌 지겹도록 생활했던 선데일 시즌방과 주중팀들..

 

 

인호 언니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다시 만날 사람들 이기에

 

여기에 없다고 해서 그리 아쉽지는 않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몇 있지만 대부분 어디에선가 봤던 사람들이라...

 

 

 

 

시즌방에 들어와 락카도 배정받고 여기 저기 둘러 보고 있는데...

 

 

삐리리~~~

 

걍 전화를 꺼 버릴까 ? 만지작 거리지만.

 

나 혼자 문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연관되어 있다는것을 알기에.

 

전화기를 끌 수 없습니다.

 

 

 

아홉시 넘어..

 

다시 농장으로 차를 돌려 오면서...

 

아쉬움 보다는..

 

머리속이 맑아 지는것을 느낍니다.

 

 

 

달 삧에 가린 별들..

 

고개 넘어 마주오는 차의 특성을 알기 위해 순간적으로 라이트를 끌때가 있습니다.

 

 

피곤함에 선루프를 열어놓고..

 

하늘 한번 바라보고..

 

앞으로 나가면서..

 

 

 

별이 너무 맑다는 것은..

 

 

내일 딥다 춥겠구나...

 

 

 

열흘 넘게 해빛을 보지 못해 힘들게 버텨오는 어린 묘들이 걱정되어 보광등이라도 설치하려 한 계획에..

 

맑은 별을 보면서.. 안도를 하는것은.

 

프로 농사꾼의 숙명 입니다.

 

 

 

 

새벽녁까지

 

스켄으로 서류 긁어 수정할 부분 다시 수정하고.

 

형식적인 서류를 변경하는 것..

 

 

그네들도 할 수 있는 일을

 

먼길을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투닥 거리고 있습니다.

 

 

 

 

3월에 새종로에서 겨울을 넘겨 피고 있는 꽃을 본다면..

 

남산 1호 터널 앞뒤 콘크리트로 덥혀 있던것이.

 

푸른 숙근초와 꽃으로 덥혀 있는것을 보신 다면..

 

 

 

 

주말을 포기하고..

 

되돌아 올 수 밖에 없는 농업 엔지니어의 고심의 흔적입니다.

 

 

 

 

이번 시즌은..

 

아프지 않았으면 합니다.

 

 

 

손가락도.. 무르팍도.. 머리도..

 

그리고 가슴도 아프지 않았으면 합니다.

 

모든것이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서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자랑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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