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마트팜 기술, 중동 사막에 뿌리 내린다
- 기자명 이동광 기자
- 승인 2022.11.15 19:10
- 신문 3442호(2022.11.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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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물 사용량 획기적으로 줄인
토마토 재배기술 이목집중
수분 증발하는 특성 고려
오이 양액순환 방식 적용 등
수확량 유지·미생물 피해 없어
농업기술 변화 가능성 확인
한국 스마트팜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우리의 시설농업과 자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동지역에서 국제 비즈니스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10월 24-28일까지 ‘K-스마트팜 오픈 데이’ 및 원예기술 교육 행사가 열렸다. 아랍권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바이오살린농업센터(ICBA)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두바이, 아부다비 등 UAE 농업기관 공무원 및 농업생산자협회 대표 등이 참석해 중동지역 원예산업 발전 방안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K-스마트팜 재배기술 주목

ICBA가 이번 행사를 개최 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라고 한다. 우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등 주권 국가에서 UAE로 수입되던 농식품 물량이 급감한데다 가격마저 크게 올랐다. 이에 현지에서 신선 농산물을 포함한 식량 생산 제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농업 컨설팅 기업인 농업회사법인 ㈜아그로테크의 두바이 법인인 아크로테크 미아가 ICBA와 시작한 농업기술 공동연구 사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면서 행사가 기획됐다고 한다.
전북 전주에 본사를 둔 아그로테크는 농업회사법인 ㈜로즈피아 소속 농가들이 기술 혁신과 기술교육 컨설팅을 추진하기 위해 2017년 설립돼 운영 되고 있다. 특히 해외농업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해외사업을 주도할 회사로 아그로테크 미아를 설립해 사업을 확장 해 왔다. 그 첫 번째 해외사업 지역인 두바이에서 여기서 두각을 내고 있는 것이다.
행사 기간 동안 한국 스마트팜 기술로 대한 현지 원예산업 발전방안 세미나, 시설하우스 개방, 세미나 참석자 시설온실 견학 등으로 진행됐다. ICBA에는 현지 환경에 맞춘 네트 하우스(새와 곤충 침입 방지를 위한 그물형태 구조물로 만든 시설),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와 오이를 생산하고 있다. 하우스 규모는 700~900㎡로 물이 귀한 사막지역인 점을 감안해 재배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하우스를 견학한 UAE 농업기관 공무원 및 농업생산자협회 대표들이 주목한 부분은 이성춘 미아 운영 책임자의 원예작물 재배기술이다. 그에 따르면 토마토를 현지 재배여건을 고려한 농법을 접목했다. 일단 토마토 묘목은 200mm 파이프 관을 30cm 깊이로 땅에 묻고 파이프 원 안에 정식했다. 이러면 잡초 발생을 억제하고 관수 시설로 지표면에서 20cm 아래에서 뿌리가 뻗어 가도록 유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사막지대에서 최대 관심사인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토마토 생산량도 45일 동안 수확해 1평당 60kg를 달성하면서 재배기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이성춘 씨는 “현지에서는 일반적으로 700㎡ 규모 하우스에서 1일 평균 1.5톤을 사용했는데 관수시설을 이용해 물 사용량을 최소화 했다”라며 “사막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물 사용을 최소화 하면서 생산량을 극대화 했다. 이 부분에 현지인들이 농업기술 변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오이 재배는 양액 순환방식으로 1일 평균 1.5톤의 물 사용량을 200리터 수준으로 줄이면서 생산량은 2.5배 늘리는 성과를 보였다.
그는 “기존 방식대로 양액을 공급하면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금방 수분이 증발해 버려 식물 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양액공급량이 엄청나게 많아진다”라며 “우리는 양액을 줄 때 시간을 2배 이상 늘려 충분하게 공급하고 남은 양액을 회수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액을 회수하면 미생물에 의해 작물이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데 다양한 미생물을 공존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면 식물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다”라며 “오이 생산성은 한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유인 재배를 통해 달성했는데 현지에 충분히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에서도 꽤 많은 지역에서 지하수를 이용한 농업생산 단지가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식량 자급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한국의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성춘 씨는 “국내 스마트팜이 중동지역에 많이 진출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얼마나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한국기업이 큰 성공을 성취하려면 국내 기업 시설에서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이곳은 재배조건이 일정하기 때문에 최첨단 설비가 필요한 곳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고 스마트팜이 아닌 스마트파밍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 진출 가능성
중동지역에 한국의 스마트팜 진출이 활발하다. UAE 아부다비에 수직농장이 운영 중이며, 두바이 ICBA에 2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이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쿠웨이트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지원으로 700㎥ 규모로 ‘수경재배 수직공장 구축사업’ 일환으로 수직공장을 사업을 추진해 올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미아 현지 법인 설립에 많은 도움을 줬다. 현지에서 법인 등록을 진행할 때 라이센스 취득하는데 직접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며, 소호사무실에 입주해 활동하도록 공간도 지원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한국기업의 중동지역 진출을 위해 관련 정보 수집 및 공유를 통해 스마트팜이 두바이를 중심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현지 사무소 직원들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행사 전반에 대해 공유했다.
중소번체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두바이의 경우 대형 플랜트, 중장비, 건설 관련 기업 코로나19 이후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식량의 경우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주변국가에서 수입하는 게 저렴하고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자급자족 환경을 구축하지 않으면 미래에 국가적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UAE 2030 아젠다에 ‘푸드 시크릿’ 사업명으로 스마트팜 등에 대한 투자로 현지 생산기지를 만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동안에 농업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는 미미했는데 지금은 공장 유치, 프로젝트 메칭 펀드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며 농업분야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하려는 계획 중이다.
이와 관련 안병두 중소번체기업진흥공단 두바이사무소 소장은 ”현재 농업에 투자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는 아니지만 현지 정부에서 스마트팜에 대한 투자 확대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드리고 있으며 향후 투자 규모와 정부 예산을 늘리는 추세다“라며 고 있고 중요하게 와 , 특히 스마트팜에 대한 투자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는 아니다
코드라 두바이사무소 이수민 과장은 ”최근 UAE 정부가 식량안보에 대해 관심을 거지면서 농업이 발전한 한국이나 네덜란드 등에서 농업기술을 배우려고 한다“라며 ”이에 네덜란드에 농업사절단을 파견해 재배기술 교육과 투자에 대해 논의한 걸로 알고 있다. 코드라도 10월 13일 농업안전청 아답사와 한국기업 5개 업체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새로운 농업기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 농업관련 기업이 UAE를 비롯해 중동지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병두 소장은 “기업이 중동지역에 진출할 때 한국에서 생산하던 설비 및 관수 방식 그대로 설치하는 것보다는 면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생산 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며 “두바이의 경우 현지에 맞춘 기술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제조공장 자체가 없어 자재나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 큰 문제로 나타난다. 부품은 국제 규격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표준규격은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니 한국산 제품을 UAE에서 인증 받아 현지 표준이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며 “현재 한국 기술을 받아드리려는 분위기를 조성돼 있는 만큼 제품 인증이 제도화 되도록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드라 이수민 과장은 “지난 세미나에서 현지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사안 중 하나가 한국의 기술이 사막기후에 잘 적용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라며 “이런 점에서 한국 기업들이 현지 기후환경에 맞춰서 기술을 발전시켜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히샵 ICBA 박사
“중동지역은 기상여건 단순…맞춤형 시설 필요”

히샵 박사는 이번 원예산업 발전을 위한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이끌어 간 핵심 전문가 중 한명이다. 현재 아크로테크 미아와 가 관리하는 토마토 및 오이 하우스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며 한국의 재배기술의 현지 적용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 5월경 아크로테크 미아가 관리하는 하우스에서 생산된 토마토가 식감과 맛 때문에 현지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UAE 대통령께서 방문해 재배기술을 본 뒤 효율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우리 원예산업을 진단하고 한국 시설농업 재배기술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하우스를 견학한 참석자들이 오이가 수확되는 것에 놀라움을 표했다”라며 “이는 지금 오이를 생산한다는 것은 파종시기에 기온이 너무 뜨거워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현재 ICBA에 한국 정부가 지원해 설치한 약 660㎡ 규모의 스마트팜 온실을 운영 중이다. 시스템에 적용된 시스템 중 포그 시스템에대해 지적했다.
그는 “하우스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낮에 포그가 가동되는데 노즐에서 물이 너무 많이 나온다”라며 “중앙 컨드롤 시스템에서 제어가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히샵은 현지에 적용 가능한 스마트팜에 대해서는 하이테크 기술을 접목하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복합환경제어 등 하이테크 기술은 한국처럼 날씨 변화가 심한 지역에서 부합되는 시설이다”라며 “여기는 기상여건이 단순해 중간 정도의 합리적인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바이=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