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가는
군에 있을때..
내가 속해 있는 부대가./
2nd 702MSB H&D Camp casey / US Army
(흔히 말하는 미 2사단 전투병 카투사..
주한미군에 예속되어 미군의 명령을 받지만 한국군에서 인사권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군에서 월급 6,000원을 받는 주특기 "11-C" 육군 소총수..)
논산 훈련소에 입대하기전에 KATUSA 가 뭔지도 모르고 있다가...
시험 몇번 치더니 덜컥 차출되어 버렸다.
영어 알파벳 순서도 해깔려하던 내가..
유격 훈련과 평택 교육대 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된것이..
헌병들도 제들 고생한다고.. 건들지 않는 "미 2사단 702여단 본부& 델타중대..."
몸으로 때우는 506 공병여단이나. 72전차 1~2 여단에 배치되지 않은것을 행운으로 알라고...
툭하면.. 506 공병여단으로 보낸다고 고참들의 협박에 시달리는 부대..
지들은 명문대 재학생인데..
행정병으로 안빠지고.. 이런 전투 부대로 끌려 왔다고... 술 주정하는 고참들 사이로..
말도 몇마디 통하지 않는 남미 혹은 흑인계 미군들과..
투닥 투닥 부딫치며.. 2년 이라는 세월......
힘든것은.,
이야기 할 상대가 없다는 거...
정말 견디기 힘든것은.
작전을 나갔을대.. 한국말 한마디 하기 어렵다는거..
뭔 말을 해야 하지..
시끄러운 전차 엔진소리와 소리 소리 지르는 하사관들.
오른쪽 왼쪽.. 앞으로 뒤로..
무거운 군장에 철모..
한국군의 자부심을 보여 준다며
법대로.. 교본대로...
머든지 앞장서서..
행군하면서..
뛰면서
머리속에 맴도는 말
두려움과 공포에
한발짝 앞으로..
고통은
저네들 보다 0.5초만 더 견딘다...
젠장....... 떠그랄..
C바 로또!!
덩빨좋은 흑인 병사들 사이에..
잔머리 잘 굴리는 히스패닉 병사들.. 속에서
M16 A2 소총 , 주력장비인 M2 중기관총..
울 소대에 한국인은 나 하나...
말하고 싶었다.
머리속에서 한참 단어를 조합해서 겨우 몇마디 하는것..
하사관들.. 소대장 떠드는 액션보고.. 대충 감으로 대려잡고.. 욺직이는거..
머리를 짖누르는 방탄 핼멧..
가슴을 뒤로 당기는 36kg 완전 군장..
그 어떤 육체적인 고통보다는 ..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에서..
편지..
동기녀석.. 지혼자 짝사랑 하는 여학생 괜히 찔러 본다고 건내준 학번과 이름..
1년 가까이 답장 없는 편지..
쓰고 또 쓰고..
얼굴도 모르고..
뭘 좋아하는지.. 하얀 안개처럼
혼자 상상하고 혼자 글을 쓰고.........
1년이 지날때쯤 내 앞으로 배달된 예쁜 편지지
별명이 올리브 라고 했다...
뽀빠이에 나오는 올리브 닮았다고 해서..
불쑥 전방까지 면회 온 그녀를 처음 볼때..
허전함..
그냥.
안개속에 가려 있을 때가 좋았다.
누군지 모르는 상대에게
내 이야기.
내 고통과. 즐거움.
내 가슴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어 글로 옮길수 있었던 것이..
그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의 모습.
그의 향수..
글을 적을 수 없었다.
가식적인 글 몇줄 쓰다.. 지우고..
쓰다. 지우고
안개로 이어진 인연은
안개가 겉히면서. 사라져 버리는거...
가로등 하나 없는 강원도 산골..
작은 개울의 물 흐르는 소리.
불켜진 창을 두들기는 나방들..
나도 애인이 필요해..
굳이 만나지 않아도.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
농업과. 정치 문학..종교.
아무런 이야기나 할 수 있는 사람..
헛나간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는사람...
맞춤법이랑.. 띠어쓰기... 대충 대충 해도 되는 사람..
나도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