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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마구 2016. 4. 30. 11:04


아침 출근길에 옅은 파스텔톤의 산을 보면서 잠깐 차를 세우고 몇컷 찍을까 강한 유혹을 느끼면서도 그냥 지나치게 된다. 

내일 하면되지. 혹은 그냥 그대로의 모습이 좋으것을. 내 눈이 호강하면 되고 찍어도 그 느낌을 담을 자신이 없어서. 


일반적으로 DSLR 구입할려면 장농부터 큰것을 사라 이야기 한다. 몇번 들고 댕기다 보면 무거움에 그냥 장농 깊숙한 곳에 넣어 둘 것이라는 것을 선배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나 또한 차 뒷트렁크에 커다란 전용 백에 렌즈며 이것 저것 넣어 두고 있다. 핸폰을 구입할때 카메라 성능을 먼저 따지면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뷰를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화면으로 포인트를 잡는것은 뭔가 사기치는것 같이 어정쩡함을 


군에서 꽤 많은 잡기를 배웠다. 사진도 군에서 먼저 배웠고 나와서 좀더 배우기 위해 사진학원을 다닌 경우다. 


벽등반을 하면서도 배낭한켠에 FM2를 항상 가지고 다녔다. 눈에 보이는것을 담아 놓고. 한참 후 텐트속 암실에서 현상하고 인화 할때 희미하게 상이 맺혀 가는 모습에서 그날의 기억을 되돌릴 수 있어 사진을 좋아 했다.


다른이들 처럼 카페에 가입해 동호회원들과 출사를 하기도 하고 좀더 전문적인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맘이 있었으나. 쉽지 않았다. 하나의 사진을 여러사람들의 이견을 들어 좀더 발전된것을 촬영하는 밑바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장비 이야기. 그리고 누군가 같이온 모델들. 여친 남친. 시간의 틈을 만들어 참여 했지만 뭔가 허무함에 발걸음을 뜸하게 했었다. 





















아침 온실을 한바퀴 돌아 보면서 몇컷. 랜즈를 바꿔 가면서.

한장의 사진에 꽤 많은 정보들 담을 수 있다. 


예전처럼 촬영하고 인화된 사진을 한참후에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바로 확인 할 수 있고. 손쉽게 추가 비용 없이 필름을 갈아 끼울수 있고 지울 수 있다. 64GB 메모리면 몇장이 들어가지..  

보통 파일 하나에 5~6MB 정도, 거의 만장을 저장 할 수 있는 메모리.. 

이전 처럼 한장한장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걍 연사로 셔터를 누느면서 내가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원본 사진을 따로 담아 두기 위해 몇 개의 외장 하드를 가지고 있으니 이것도 짐이 되기 시작한다. 

생각하고 촬영 하는 것이 아니라 버릇처럼 셔터를 누루기 시작하면서 분류를 어렵게 하고 어떤 사진을 찍어놓았는지 기억을 가물 거리게 만든다. 


그나마 작물을 재배하면서 다시 가망에 넣어둔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에서. 작은 위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