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 방학 숙제중 독후감 쓰기가 있었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열댓권 권장 도서 중 한권 이상 읽고 독후감을 제출 하는것, 책 읽기를 좋아하다 보니. 권장 도서 전부다 읽고 다른책까지 읽은것을 제목과 재미 있었다는 내용으로 제출했었다. 돌이켜 보면 뭔 생각으로 겁없이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 당시 선생님은 진짜 이책 다 읽었는가 물어보고 야단 치지 않고 상을 준 적이 있다. 그것이 소문이 나서 다음 방학때 따라한 녀석들은 엄청 깨졌지만. 그 당시 기억이 아직도 책을 가까이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됬었다.
부산 이라지만. 범어사 산동내 학교까지 한시간 걸어가야 하는곳이 내 고향. 아직 거기에 살고있지만 너무 변해 버린 모습에 주민등록상 고향 으로만 남아 있는곳. 별로 놀 거리가 없어 도서관에 있는 책은 거의 다 읽었었다. 무엇을 알기 위함도 아니고 큰 뜻이 있는것도 아니면서 단지 심심하다는 이유. 동기들과 장난치는것 보다는 그냥 책 읽는것을 좋아 한것 밖에 없다. 지금 다큐를 즐겨 보는것도 그때 생긴 버릇의 연장에 있다.
근래 글을 읽는것 보다 쓰는 것이 더 많다.
영농일기 처럼 블러그에다 끄적 거리는것도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이런 저런 보고서와 계획서 만드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기력은 딸리고. 에너지는 보충되지 않는데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 배까지 나와 폼이 나지 않는다.
아침 일찍 화천 농가들 한바퀴 돌아 보고. 생각난 김에 임학 전공인 장募 박사님 홍천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 몽골에 기술 고문으로 갈 수 있다는 말에 거기가 고향이라 주장하며 점심을 같이 먹고서도 한참 이야기 한다.
지난번 만난 이들이 아프리카 이야기를 할 때 그곳이 고향이라 주장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와 여행 일정을 수정해 주고. 베트남 이야기가 나오면. 거기가 고향이라 주장하면서 지도를 그려 가며 한참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오늘은 몽골이 고향이라고 주장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것은. 좋아 하는 곳이라 고향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생활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고향이라 우겨도 관광으로 한두번 간 사람들과 말 로는 지지 않는다.
여행을 좋아하고. 그것도 오지 쪽으로 즐기다 보니 산세에 밝다. 숫자와 이름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데 명령어만 입력하면 연관된 자료가 줄줄 나오는 컴 처럼 한 두마디 말에서 여러가지가 머리속을 가득 채워 버린다. 하물며. 농업관련 일이야. 어느지역 어떤 방향으로 산맥이 있고 농업 생산이 가능한 지역은 어디. 생활수준과 기타 경로 까지 몇달을 이야기 해도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농담삼아 교육을 하거나 발표를 할때 작물 한 가지만 가지고도 100시간 같은 이야기 없이 진행 할 수 있다 주장 하는것은 그만큼 경험이 누적되어 있고 그것을 기록하고 사진으로 남겨 놓은 자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진만 촬영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 촬영한 장소와 내가 왜? 그것을 필름. 혹은 디카에 담았는지 기억을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보고서를 부탁하면 대답은 쉽게 한다. 몇 시간 투닥거리면 된다 주장 하면서도 이런 저런 예상하지 못한 일로 지연되고 마감은 내일로 다가온 상황.
이募 선배. 내가 또 니 뒤에서 지켜 봐야 하나?.
대충 생각난것만 자료 사진을 첨부해 정리해 달라는 募 교수님.
따라 벽면 녹화. 식물 공장에 대한 자료를 부탁한 사람.
이럭 저럭 서로다른 주재로 3건의 문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진도는 나가지 않고. 그냥 컴에다 넊두리만 늘어 놓고 있다. 그냥 내 고향 몽골이나 같이 들어갈까?. 괜한 만남이 엉뚱한 상상으로 시간만 잡아먹는 괘물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