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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자? 농사꾼?.

까만마구 2014. 2. 20. 23:23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벽등반을 할때 산을 보면 바위만 보인다. 대충 보기만 해도 등반급수와 얼마쯤 되는지. 높이와 피지 그리고 필요한 확보 장비들이 뭐가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사진을 배우면서 산의 바위 보다는 구도가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산채의 특성을 알기 시작하면서 산의 그림자와 양지. 그리고 방향을 보면서 어떤 식물이 어느 위치에 적합할까 생각 하지도 않으면서도 머리속을 채우게 된다. 하나의 단어를 이용해 검색을 하듯.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를 맏고 입으로 맛을 보면서 다양한 생각들이 떠 오른다.  


시설농업을 하면서 가장 듣기 씷어 하고 경계하는것이 "업자"라는 말이다.  


  한국의 시설농업을 망가 뜨린것이 "업자" 라는 생각에 그들을 비판한적이 많았다. 기본도 모르는것 들이 제품 만들어 농가들 망가 뜨린다는 생각에 직접 찾아가 문제점을 이야기 한적이 많다. 이것을 개선해야 하고. 이런 재질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어떤 회사는 기술자문을 이야기 하지만 기초가 잘못되고 재질이 잘못되고 규격이 잘 못 됬다는 이야기를 하면 다시 만날 기회가 없어진다. 내 이야기를 듣기 위한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했다는 것을 그때는 미쳐 알지 못했다. 그것도 모르고 한 말들은 그네들의 반발을 일으키게 된었다. 


온실의 특성상 온도 변화가 심하기에 전기 관련 박스를 SUS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분체도장을 해야 한다는 것과 양액 공급기 제작 할 때 PE 부속은 강산에 약하니 사용량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배관의 연결 구조와 기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잔소리로 받아 들이기 쉬웠었다. 나름 유명한 박사들과 공동 연구한 것을 방향이 잘못되고 기본 이론이 문제가 있다 이야기 하는것에 대한 자존심을 건들었을 수도 있다. 지금도 몇 회사는 나를 완전한 사기꾼 취급을 하고 있다. 그에 대한 반발로 그네들이 만든 제품의 문제점을 확 까발려 버릴까 생각 할 정도로 화를 나게 만들기도 했지만. 부질없는 것. 언젠가 부터 "업자" 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그네들 또한 한국 시설농업 현대화 정책의 피해자라는 것을... 


수 많은 회사들이 사라져 갔다. 세운과 대진 부터 원예공업, 태인태크 그리고 이름도 생각 나지 않는 수 많은 회사들. 그나마 성공 했다고 생각 하는 회사가 몇 있어도 글새. 그네들의 기술 경쟁력이 없는데 과연 얼마나버틸지. 상상 할 수 있었다. 단순한 가격 경쟁력 높은 제품을 만들다 점차 고급 기술이 들어가는 제어와 시스템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걱정이 되는 것은 그네들의 생각과 방향. 그리고 그들이 공동 연구 하는 이들이 누군지 알기 때문이다.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들에게 먹히는 제품만 생산 하는 회사는 현재 확장하고 있는 시설농업의 선도 세력들에게는 아무런 가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겠지..  


그렇고 그런 조막조막 한 것을 생산 하면서 결국 가격 경쟁 그리고 농가를 상대하기 위해 여러가지 불합리한 것들로 인해 버티기 어려웠다는 것을 농가들을 컨설팅 시작하면서 업자들의 잘못이 아니라. 농가들의 무식함. 잘 알지 못하면서 부리는 똥고집이 원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됬었다. 


좋은 시스템이 있어도 사용자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이해 하지 못하니 고물이 되기 일수고. 아무리 설명해도 받아 들이지 않는다. 수 많은 농가들에 3Way  밸브가 설치되어 있음에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불필요하다 이야기 할 때의 황당함. 환경제어 시스템은 고장나 방치되어 A/S만 탓하지만 대다수 사용자 잘못이라는 것을 느끼 면서. 농가. 생산자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을 했었다. 수 많은 무료 교육과 다양한 교육이 있지만. 무료 교육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10년간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는 강사들이 수두룩 하고. 저렴한 강사비에 앞서가는 농가들의 수요를 따라 갈 수 없어. 농업 전문 기관들이 요즘 하는것은 도시농업. 혹은 텃밭처럼 농업 생산 전문가를 상대 하는것이 아니라 도시의 부녀자들과 10평 남짓한 탓밭에서 그네들의 무용담을 늘어 놓고 있다.     





편하게 농사꾼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 하지만. 근래 교육과 기타 컨설팅쪽 수요가 많다보니. 어정쩡한 위치가 되어 있다. 


생산농장은 농장장에게 모두 맞겨 놓고 지난 12월 부터 교육에 집중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수 많은 농업 관련 교육이 무료로. 혹은 정부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고. 농가들의 피로도가 높아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시간과 여러가지 제약으로 행동을 쉽게 하지 못한다. 


다음주 열흘간 네덜란드와 유럽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업자로 나설것인지. 아니면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몇개의 회사와 깊은 논의를 진행 한다. 


단순히 수입 업자. 혹은 에이전트라 포장하는것 보다는 그네들에게 내 위치를 인정 받고자 하는 진행 이다. 국내 기준으로 고졸(대학을 졸업하지 못하면 고졸이다.) 거기다 농업과 전혀 관련없는 전공이라 그네들이 정한 규정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포롬이나 토론. 혹은 주제발표에서도 항상 공격 받는것이 "당신은 국가나 검증된 기관에서 인증한 무슨 자격이 있는가?." 묻는다. 자료를 요구하고 의견을 묻는 전화는 많아도 결국 그네들 속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스페인 쪽에서는 자격을 인정 받았아 증서를 받았어도. 변방이라는 문제가 있다. 과거 인연이 있었던 이들과 같이 일한 경력을 인정 받기 위해서는 몇가지 준비 서류가 필요하고. 귀찮은 절차가 있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근래 내 주장에 대한 근거로 그네들의 인증서와 경력 증명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단순히 서해안 깊숙한 곳에서 농사꾼으로 남아 있다면 필요 없는 것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필요한 것이 많아 졌다. 괸한 똥고집을 부릴 필요는 없다. 자존심이 어쩌구. 뭐가 어쩌구.. 이런 이야기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왜? 맨발로 다니는가? 자주 듣던 질문들이 신발을 신고 다니면서 없어 지듯이. 굳이 가격지심으로 밖으로 가지를 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조금더 생각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방향으로 정하고 천천히 진행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