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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하는것. 씷어 하는것.

까만마구 2013. 11. 20. 08:46


맥주와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것 같아 그냥 끊어 버렸다. 


  연한 아메리카노 혹은 다방 커피라는 믹스는 심심하고 너무 달아서 좋아 하지 않고. 에스프레소만 한잔 가득 담아 마시다 보니. 위장이 탈이나 버려 한동안 고생한적이 있다. 저녁에는 술을 마시지 않고 낮에 가끔 한두켄 마시는 맥주도. 근래 만나는 이들이 많다보니 마시지 못하고 있다. 


금방 빨개지는 얼굴때문에 약속이 있다면 술을 마실 수 없다.  농사꾼이 낮에 한두잔 하는것이 어떤가 생각 할 수 있고. 머리속이 어지럽혀져 있을때 잠깐 머리를 식힐 수 있어 혼자 즐겨 마시지만. 남들과 어울려서는 잘 마시지 않는다. 특히 뭔하 할 이야기가 있는 상황에서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한다. 한국에서 적응하기 어려운것 중 하나가.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서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는것. 맑은 정신으로 의논 해도 어려운것을 술을 곁들이며 시끄러운 곳에서 이야기 하는것이 너무 씷었다. 


무엇이든 배울 시기가 있다. 한참 술을 배우고 사회를 배워야 할 때 엉뚱한 곳에서 일반적이지 않는것을 하다보니. 기회를 놓쳐버렸다. 나이트 클럽 한번 가지 못했으니. 뭘 더이야기 할 수 있을까?. 친구들 만나 영화보고 술한잔 하는 돈은 아까워도. 카라비너나 고가의 등산장비 구입하는 것을 아까워 한적은 없다. 지금도 좋은 공구, 시스탬 구입하는대는 비용을 아끼지 않지만 옷은 20,000원 넘는 것이 없다. 국제 전시회나 세미나는 어떻하든 참여 하려 하는데 친목 모임이나. 결혼식 그리고 장례식 같은 것은 봉투만 전달하고는 가지 않는다. 예전같으면 농가들이 오지 말라고 해도 때가 되면 어떤 작물을 어떻게 재배하고 있는지 자주 방문 했었지만 근래 요청이 들어와도 거의 욺직이지 않는다. 삶의 도리에 어긋날 수 있지만 강한 유혹. 지금 그곳에 가면 뭘 볼 수 있을까 흥미가 땡기지 않으면 욺직이지 않는것은 경험이 누적되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반복은 더이상 들어갈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것 씷어 하는것 구분이 뚜렸하다 생각 했지만 세월의 무게가 쌓이면서 그 경계가 무너진다. 어런것도 아니고 저런것도 아닌 어정쩡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씷어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데 좋아 하던것은 많이 무려져 버렸다.  예전 같으면 적극적으로 욺직이고 사람들을 설득해서 진행 하는 일도 지금은 시근퉁하고. 높고 오르기 힘든 산만 등반하다 동내 뒷동산을 가지 않는것은 산이 낮아서가 아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 스럽고. 나름 전문가들만 모여 욺직이는 산행보다 낮익지 않는 분위기가 어색한 경우가 많다. 찾아가 배움을 청하고 지식을 훎쳐 오는것 보다는 앉아서 찾아 오는 사람들만 가끔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남에게 의지하거나 피해를 주지 않는다. 말 한마디 힘이 있고 그네들의 실력을 가름 할 수 있지만. 아무렇게 자기 생각을 툭 던지고 반응을 보는 경우는 당황하게 된다. 설마 이것을 모르고 물어보지는 않을탠대. 왜? 이것을 이렇게 했을까. 무슨 이유가 있을까? 엉뚱한 것에 부족한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 대화를 하면서 에너지를 얻어 올 수 있는 상대가 있고. 에너지가 빠져 나가는 상대가 있다.   


친구들이 산에 가자 연락을 해도 망가진 무릎 핑계대고 욺직이지 않지만 산 선배들이 전화오면 가능한 가려 하는것은 동질성이다. 같은 산행이라 해도 어떤이들과 같이 가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앞서 이끄는 산행보다는 그냥 서로의 역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여유가 있는지 알고 동행하는 산행에 익숙하다 보니. 동창. 친구들 이라 해도 산행에는 쉽게 동참하지 않는다. 선배들과의 산행이 부담 없는것은 아직 배우는것이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