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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

까만마구 2013. 11. 16. 20:18


며칠전 차를 바꿨다. 


처음 차를 받아 오면서. 차 않에 있는 모든 비닐 제거하고. 문짝에 붙어 있는 충격 방지용 스펀지 까지 제거해 버린다. 


그리고 네비게이션과 기타 여러가지 장비의 음성을 모두 꺼 버린다. 


소리에 민감해서. 혹은 이상한 성격? 


이래라 저래라 하는 잔소리가 씷어서 일 수 있다. 길을 가다 조금만 벗어나도 잔소리하고. 길에서도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다


남들보다 조금 뛰어난것이 있다면 형태를 기억하는 능력이다. 한번 간 길. 한번본 시스템. 그리고 지나가면서 느끼는 모든것이 자동 저장되서. 필요 할 때가 되면 스스로 포멧되고 새로운 프로그램이 깔리듯이 머리속을 채우게 된다. 


한번본것 한번 격어본것. 만져보고 동작시켜 본것의 특성을 기억하려 하는것이 아니라 그냥 메모리가 되고. 스스로 정리가 되는 경험을 자주 한다. 굳이 네비 없어도 길을 찾아 가는대는 어려움이 없다. 조금 버벅 거리기는 해도 결국 목적지를 찾아 가고. 둘러 가더라도. 그 시간과 경험이 소중할 경우가 있다.  운전하면서 네비를 켜 놓지만 단순히 목적지 까지 남은 거리. 그리고 시간을 알기 위함이 크다. 과속카메라와 기타 단속 지역을 알려고 하는것은 아니다. 굽이 돌아 가는 길에서는 사전 지도를 펴 어느정도 외워 오르던 것을 지금은 운전하면서 잠깐 네비를 보면 굽이 지는 길의 각도와 방향을 알 수 있어 운전이 더 험악해 지기도 한다. 


가는 방향과 빠르고 넓은 길을 알려 주는것. 

  

삶에 네비 같은것 하나 있으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미래를 알고 있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엉뚱한 상상을 한다. 영원한 생명을 가진이가.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고독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해도 끊을 수 없는 소설속 이야기들.  과거를 기억하고 오늘 내일을 상상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알고 싶은 생각은 없다. 상상하고 기다리는 즐거움을 잃어 버리고 싶지 않다. 그것이 고통이 되고 큰 슬픔이 있어도 현실에 충실한 삶을 즐기고 싶은 충동이 강하다. 


네비가 설치되고 활용 하면서 도로 표시판을 잘 보지 않는 버릇이 생겼다. 길과 방향을 알려주고 여기저기 굽은 도로와 직선도로를 표시하는 보조 안내판들이 있지만 네비 때문에 눈여겨 보질 못한다.  


곧고 빠르고 넓은 고속도로. 그리고 굽이져 돌아가는 길 먼길. 가끔은 오늘과 같지 않는 길을 가고 싶은데. 네비 녀석이 반대를 하고 잔소리를 해 댄다. 


그나마 옵션이 많아 내가 잔소리를 할 수 있다는것에서 작은 즐거움이 있다. 


삑...  "안내 중지"  

- 안내를 중지 합니다.  


"경로취소"  

- 경로를 취소 합니다. .  


사람의 편리성을 추구 한다지만 오히려 사람을 속박하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괜한 고민은 하지 않는다. 결국 사람손으로 시동을 걸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것이 자동차다. 스스로 기름을 만들지도 못하고 사람을 태우지 않고는 출발 할 수 없는 자동차. 그 속에 네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