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산에서 귀농을 꿈 꾼다.

까만마구 2013. 8. 8. 06:39


동쪽창이 밝아 오는것을 느끼면서 매미 소리에 일어난다.  


새소리에 눈을 뜨고. 물, 바람소리를 느끼면서 흐느적 거리고 싶은 맘. 


예전처럼 훌쩍 오솔길을 따라 나서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무거워진 몸을 탓하고 있다. 



하루. 또 하루. 


입추가 지나면서 새벽 온도가 내려간다는 것을 느끼는것은 하늘과 땅 사이에 버티고 서 있는 우리내 삶이다.  



밤 온도가 차가워 지면 파종 계획을 세우고. 작기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머리속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품목 그리고 품종 어떤 종자를 사용 할 까?


직파 할 것인지 육묘를 할까? 



숲에 둘러 쌓인 무릉리 약초동산. 


늘 꿈 꾸는 삶의 한 부분이다. 



재배와 생산을 하고. 농업에 관계된 일을 하면서도. 직업이 아닌, 때꺼리를 벌어야 하고. 직원들을 챙겨야 하는 회사 구조가 아닌.


인적 드문 티벳의 한 마을 처럼, 순리대로 하늘이 가르쳐주고 땅이 이야기하고. 바람이 전해 주는 밖의 소식을 들으며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한가? 


있으면 있는데로. 부족하면 부족한 상황에서 살고 싶지만. 저산 너머 무엇이 있을지. 강을 따라 올라가면 어떤것을 볼 수 있을지.


헉헉 거리며 겨우 따라가는 삶의 고단함을 견디게 하는것은 내일이 있다는것. 오늘과 다른 새상이 있다는 것에 강한 에너지가 된다. 



파종한 녀석들이 며칠 지나 싹을티우고. 그것이 시간과 햇빛을 머금고 쑥쑥 커가는 모습. 


꽃이피고. 수정되고. 열매가 달려 익어가는 모습은 하루하루 어제와 같은 모습이 아니다. 




입추가 지나고. 새벽 온도가 내려가면서. 열흘, 그리고 또 열흘. 밤온도가 내려가고. 한달. 또 한달이 지나면 서리가 내린다. 


한해가 지나고. 또 한해가 지나고. 몇년. 혹은 십년이 지났을때. 내 아이들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상상하는 즐거움. 나는 어떻게. 


이 농장은 어떤 모습으로 바꿔 있을지.  


머리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생각 하는것으로도 하루는 짧다. 


하나의 종자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쥔장이 종자를 어떻게 할것인지. 


맑은 공기에 생각의 날개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