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쌓이고 쌓이고.
2~3구역 생산에 들어가면서 작업량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유인작업과 적엽, 기타 작업들이 매일 생산하는 일로 미뤄지면서 높은 산처럼 쌓이기 시작한다.
수확량은 점점 늘어날 것이고. 7월 중순 휴가시즌이 시작되면서 오이 가격과 기타 채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다.
국소적인 집중폭우는 일반 노지와 비닐 온실에서는 버티기 힘든 시련의 기간이다.
유리온실을 설치하고 정밀 농업을 도입하는것은 남들보다 조금더 버티기 위해 투자 하는것. 그러기에 기상이변에 다른 이들보다 조금더 버틸 수 있다. 그 조금더 라는 것이 수익과 손실의 경계에 있다.
농장장은 오늘 수확한 것을 서울 가락동으로 직접 가지고 갔다. 전국에서 유입되는 물량, 그리고 품질을 우리것과 비교해 보기 위해서 자주 시장의 동향을 확인하고 우리내것보다 품질이 좋은 것의 이유가 무엇인지 곁눈질 하기 위해서.
지난 1월1일 처음 오이를 양액재배를 하면서 격었던 수 많은 착오와 실수들. 두번째 오이 재배지만 여름작기로는 처음하는것이라 아직은 많은것이 서툴다. 다만 오이가 어떤것인지 지난 작기에 가슴아프게 배웠기에 어느정도 오이의 생육을 이해 하고 있다는 것에서 당황하지는 않는다.
재배를 배운다는것은 쉽고도 어렵다. 하늘의 변화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는데. 어느것 하나 명확한 것이 없다는 것이 어렵다면. 작물의 생육을 이해 한다면 좀더 쉽게 다가 갈수 있다는 것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오후 흐린 날씨에 공급량을 줄여 놓은 상황에서 갑자기 맑아 지면 공급 횟수를 늘여줘야 하는데. 한박자 늦었다.
적엽은 절단면에 병원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맑은날씨에 해야 하지만 장마기간에 하늘을 보면서 할 수 있는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
줄기 썩음병을 지난 작기에서는 효율적으로 방어 했지만 여름작기에서는 쉽지 않다.
절단면의 감염과 식물 스스로의 방어망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유심히 지켜 보고 있다.
노균(?)
감염부위에서 확산되는 현상이 느껴지는것은 병원균의 원인일 경우가 크다.
바이러스와 병원균. 그리고 해충의 공격은 형태와 증상이 다르다.
수확에 들어가면서 일상의 반복이지만 그 속에 다른 변화가 있다. 작업자들은 나무를 보고 있지만 관리자는 나무와 숲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숨이 턱 막히는 온실 속에서 묵묵히 작업에 열중하는 이들..
비닐온실이 좋은가? 유리온실이 좋은가? 구질구질한 논쟁속에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관리자의 레벨. 작업자들의 레벨. 인격을 이야기하는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의 간극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 그리고 그것을 판매해 수익을 나누는 농장에서 구성원 각자의 역활과 의미가 중요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