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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생산 교육 그리고 질문 30개

까만마구 2013. 5. 9. 14:15



  [ 질문 30개.  하루, 혹은 한달, 일년이 아니라 평생 질문 서른개 ]


농장에서 실습하면서 배우겠다고 찾아온 농대 학생에게 노동의 대가로 지불하기로 한거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여기 올 필요도 없으며 우리도 농대생을 고용 할 이유가 없다. 농업을 학문으로만 접근하는 이들과 기술로 접근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부모가 농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을 배우겠다 찾아오는 이들은 잠재적인 우리의 경쟁 상대다.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알려 줄 것인지 딱히 계산이 되질 않는다. 또한 하나의 기술과 경험이 묻어나 있는것을 아무런 가치 평가없이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험으로 알고 있다. 


  예전 연암대 출신들이 농업 생산 현장에서 인기가 있었다. 어느정도 관련 지식도 있으며 열심히 한다는 소문에. 하지만 국립 농수산대학이 만들어 지면서 상황이 역전되더니 오히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농업 생산현장에서 필요한 중간층 기술 인력이 양성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비와 기숙사 비용 모든것이 무료인 학교에서.부모의 경지 면적에 따라 합격이 좌우되는 농수산대학생들은 딱히 열심히 해야 할 이유와 동기가 부족하다. 거기다 남자들은 군 특혜 까지 받았었으니. 


 그 대학 졸업생들을 꽤 많이 만나 봤지만 치열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알고 있는 것은 많으나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 현장에서 농수산대학생들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졸업생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학교의 무책임한 교육을 탓하고. 교수들은 학생의 수준 낮음을 탓한다. 한때 현장 실습농장으로 신청 해 볼까 했지만 신청서 양식에서 어처구니 없는 항목에 혈압이 올라 포기 했었다. 개인 농장은 신청서 양식을 대충 끼워 맞출 수 있겠지만 기업형에서는 그 칸을 채울 수 없다. 

신청서 양식에서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것을 느꼈을때. 과연 이네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하기 위함인지 알기 어렵다. 


   의무적인 현장 실습 1년동안  이 농장에서 실습하면서 배우겠다는 학생들 때문에 몇번 다시 신청서 작성을 시도 했었지만 그때 마다 울화통에 열이 머리위로 올라와 작성을 포기해 버린다. 



 처음 농수산대학생으로 실습을 하고 싶다는 메일에 "우리는 농수산대학출신들을 받지 않는다"는 답신에  출신 학교를 속이고 단지 농대생인대. 농업을 배우고 싶어 방학때 잠깐이라도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 기특해 받아 들였더니, 도착해서는 농수산 대학생이란다. 확인하니 E-mail 주소  까지 바꿔 가면서 찾아온 학생을 돌려 보내기 거시기 해서, 실습이 아닌 그냥 농장 근로자로 받아 들였었다. 낮에 농장에서 같이 직원들과 땀 흘리고 밤늦게 자료를 붇들고 이것 저것 배우려 하는 것이 기특해.  하루 한시간식 가르쳐 줬지만 몇번 사고를 치다 보니. 다른 농장 구성원들에게 짐이 된다. 


  아는 만큼 사고를 친다고 했었다. 전혀 모르는 이들은 실수는 해도 사고는 치지 않는데. 조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어슬픈 사고를 여러번 치게 된다. 전기 기초를 가르쳐주면 합선을 일으켜 차단기 떨어지는것이 반복해 발생하고. 각 제어 판넬의 역할을 가르쳐 주고. 작업하면서 전기 차단을 지시하면 엉뚱한것 내려 놓고는 잘 몰랐다 한다. 비료와 호르몬제 비율을 가르쳐 주면 단위 한두개는 빠트려 버리는 상황. 


비료 타는것을 가르치고 잠깐 자리를 비운사이 엉뚱한 것을 넣어 전체를 버려야 하는 상황을 격게 되면서 가르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드는지 미쳐 몰랐다. 


- "너 도대체 학교에서 뭐 배웠냐. 너가 배운 교과서 다 가져와바라. "


교과서에 있는데 왜? 모르는다 하는가 물으면 학교에서 그 부분은 안가르쳐 줬다 답 한다. 허기사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무엇을 얼마만큼 알 수 있고 배울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농업을 학문이 아닌 기술로 가르키겠다는 농수산대학교에서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본 지식의 용어를 알지 못하고 단위를 알지 못하고. 재배 시스템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 내가 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있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가르치는 족족 사고를 치니, 가르치기를 포기하고 "너가 스스로 공부하다가 궁굼해 하는것 질문하라" 하면 처음 말 배운 아이처럼 기초적인 질문을 솥아낸다. 답하기 무섭게 다른 질문을 만들어 내는것이. 당혹함이 아니라 당황하게 만든다. 


- 이거 왜? 그래요?

- 저건 왜? 그래야 하는데요? 

- 이것은 나중에 어떻게 되는대요?. 


  한대 쥐어 박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것을 억누르고. 질문의 숫자를 서른개로 줄였다. 질문속에 실력이 감춰져 있으니 무식을 자랑하지 말고 궁금하면 검색해서 먼저 찾아본 다음에 물어 보라는 단서. 그리고 내가 답하기 싫은 질문은 답하지 않고 하나 뺀다는 경고를 한다. 훈연제를 어떻게 만드는지. 양액 조성을 어떻게 하는지 지금 수준에 이해 하기 어려운 것을 단지 궁굼해 물어 보는 같은 기술적인 질문은 받지 않는다는 것. 농장 실습은 3개월 이상 절대 할 수 없으며 학교 졸업하고 우리 회사에 들어 오고 싶다면 군대를 갔다와야 된다고 말뚝을 밖는다. 농수산대학 졸업생들은 5년간 농업 현장에 있으면 군을 면제 받았었다. 올해 신입생부터 특해가 없어 졌다 하지만 이전 농가에서 농수산대 졸업하고 하루 종일 방에서 겜만 하고 있는 녀석들을 본적이 있어 이네들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컸었다. 


13회, 년간 360명 졸업생 배출하고 전액 국비 무료. 그리고 남자들은 군 특해 까지 주는 농업기술자 양성 대학이 오히려 한국  농업을 망가 뜨리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 하지만 학교에서는 그런것을 알지 못하는 것인지 관심이 없는 것인지. 


디지털 대학에 다니면서 앞으로 어정쩡한 대학은 문 닫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말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과목에 따라 1학년이 4학년 과목을 들을 수 있지만 모든 과정이 자동 저장되고 교수들은 자신의 교육평가를 냉정하게 받는다. 한번도 얼굴을 본적이 없는 이들이 단순히 인터넷 강의만 가지고 그 교수를 판단 하는것이 위험 할 수 있지만 학기말 과목과 그 수업의 방법과 내용 담당 교수의 다양한 설문을 작성해야 지만 성적 확인 할 수 있는 디지털 대학의 시스템. 사제와 학우간의 정을 쌓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교육수준과 출석관리의 냉정함에 대충하다가는 낙제를 받을 수 있고 지난번 1학기때는 F 가 3개. 덕분에 대충 시간 채우고 졸업 하려한 계획이 무산되고. 수업에 집중해야 하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배움의 가치는 스스로 선택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 상위 20% 교수들은 그 과정을 다시 반복 사용 할 수 있지만 하위 20% 교수들은 그 과목을 중단해야 하는 살벌한 것이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대학이다. 농업이 과연 디지털 대학에서 인터넷으로 교육이 이루어 지기 어렵겠지만 시대가 좀더 발전한다면 농업 기술또한 디지털 세상에 들어가고. 모든 강의와 주장과 내용들이 자동 기록되고 저장 될때 황당한 주장의 근거를 만들 수 없다. 지난번 그분들을 만나 뵜을때. 그나마 문창과는 다행이라는 말씀. 정책이 바뀌거나 흐름이 바뀌게 되면 만들어 놓은 강의 자료들을 모두 패기하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했었다. 특히 경영학과와 유행에 민감한 계열들은 몇 번씩 다시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업 생산 전문 기술자들이 양성 되야 하지만. 학문을 가르치고 숙달된 기술과 기능을 익히기 위한 공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그 역활을 하지 못하는 대학과 기관들의 아쉬움. 그러면서도 스스로 최고라 착각하고 주장한다. 식물공장과 아직도 펄라이트 무기둥 온실을 주장하고 전열기를 이용한 난방과 LED를 이용한 보광등을 주장하는 수 많은 이들을 보고 있으면 그네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 


교수는 학생들이 필요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것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르치기 편한것을 이야기 하고. 학생들은 한 학기 1,000만원 드는 일반 대학생들에 비해 공짜다 보니 치열함이 없다. 간혹 농업 생산을 배우기 위해 얼떨결에 온 학생들만 방황하는 이상한 구조. 



지난 겨울 여기서 한달 보름간 실습하고 정해진 실습농장으로 간 학생이 그 실습 농장주와 같이 그네들이 사용 할 양액 공급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며칠 내려와 있다. 


만들어 줄 수는 없으나 여기서 만들어 갈 수는 있다는 조건. 괜히 만들어주고, 사용방법과,  A/S 이런 저런일 귀찮아서 더이상 판매용 시스템은 만들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자재와 공구들이 여기에 다 있으니 직접 만들어 간다는 조건, 만들어 가는 자재값과 기타 기술지원비용은 지난번 컨설팅 비용으로 퉁치기.




전기 제어반은 지난번 겨울동안 어느정도 가르쳐 놓았기에 실수 1.5회로 통과. 


전선 정리하는 것은 스스로 배울 수 있는것이니. 통과  



양액 공급 시스템은 넉넉한 공간에다 만들었다. 앞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추가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있으니.  부족한것은 새것으로 구입했지만 펌프와 대부분 부속들은 우리 농장에 있는것으로 대체 했다. 


 

벤츄리와 전자벨브. 그리고 순간 유량계.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것이라.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것과 새로 구입한것들을 조합해 만들었다. 굳이 새것으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컨설팅과 재배 생산 시스템 복구하면서 띁어 놓은 것들이 농장에 꽤 많다.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고. 무엇보다 충분한 이해와 이론 몇시간 그리고 스스로 만들었으니 고치고 발전 시키는것은 이네들의 숙제로 떠 넘긴다. 


이것을 만들면서 질문을 2개 사용했으니 앞으로 남은 질문이 25개. 


  무턱대고 물공급하는 인터벌을 물어 볼때. 그 질문은 질문 20개의 가치가 있는 것인데. 대답해 줄까? 아마 일주일 이상 걸릴껄. 


물주는 방법.. 니 꼴리는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