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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와 생산 = 빈둥거리면서 놀기?

까만마구 2013. 5. 7. 10:00


중3 큰 녀석에게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내 물으니 망설이지 않고 


"아빠처럼 빈둥빈둥 놀고 싶어요. "


 "그럼 너 아빠처럼 전문적인 재배 배울래?"


  딸래미를 꼬시고 있다. 마누라는 투덜거리지만 아이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직업과 관련 기술들이 경쟁력 있다는 것에 조금 우쭐 거린다. 유태인들은 가장 좋은 칭찬이. "당신의 아이들이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을 이어 받기를 기도 하겠습니다. " 라는 표현이다. 기업처럼 아이들에게 부를 물려 주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는일 내 아이들이 물려 받아 더 깊숙히 들어가고. 그 다음 아이들까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 한다면 그리 잘못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농업 생산 전문가? 정확한 명칭이 없지만 농업 엔지니어라는 표현. 그리고 전문가라는 표현에 문제를 이야기 하는 이들이 있어. 잘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깊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박사라는 칭호를 쉽게 사용하게 된다. 


"이박사."

"저는 박사 아닙니다. 핵교 댕기다 짤려서 고졸입니다."

" 그래. 나도 고등학교 나왔는데. 여기 고등학교 안나온 사람 누구 있냐?."


편한 자리에서 이런 저런 농담을 하면서 괜히 학력 위조하고 사칭하는것 처럼 보일 수 있는 것에 조심하지만 너무 고졸이라 자학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그네들의 잔소리 덕분에 중단한 학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전공인 농학이나 공학을 하지 않고 문학을 하는것에 더 의아해 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일반 대학은 갈 수 없고 사이버대학을 선호 했지만 내가 원하는 학과가 없는대 가장 적당한것이 문예창작이었다. 덕분에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니. 어정쩡한 대학가서 학점 받고 졸업하는 것보다는 잘한 선택이다. 



 다른이들에게 재배 생산 전문가라 주장하지만 딱히 하는 일은 별로 없다. 망가진 무릎핑계로 책상에 앉아 있는시간 많고 그냥 농장을 어슬렁 돌아 댕기면서 확인하고. 추론하고, 예상하면서 그림을 그려 놓고 다시 확인 하는 일, 남들이 볼때는 한량도 이런 한량이 없다. 스물명 가까운 직원이 있는데 비료만들고. 깨진 유리 갈아 끼우고 시스템 만지작 거리는 것도 좋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망상으로 보내고 있다. 

농사, 재배하는것 스스로 경쟁력 높을 것이라 선택하고 집중하고 있다. 년중 몇달 열심히 일하면 몇달은 열심히 놀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으로 시작한 농업 생산이지만, 결국 자기꽤에 스스로 속아 넘어간것이 되어 버렸다. 시설농업이라는 특성이 년중 생산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년중 생산하지 않으면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말과 같다는것. 복잡한 시스템이 있다보니 혼자 모든것을 다 할 수 없고, 관련 직원을 고용하면 그만큼 부담이 늘어난다. 내가 벌어 이 많은 사람들을 급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네들이 열심히한 노력으로 내가 조금 얻어 먹는 구조가 된다. 

웅포 농장이 자력으로 돌아가는 수준이 되면 처음 계획한대로 산속 으슥한 곳에 짱박혀 있고 싶은데. 아직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생산량이 증가하는 만큼 가격은 내려가는 이상한 구조가 농업 생산이다. 생산량이 줄어들면 수익률은 높아지고. 생산량이 늘어나면 인건비와 생산 비용 증가가 부담이 된다. 2차 파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며칠 고민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생산을 더 끌고 갈것인지. 과감하게 정리하고 새로 파종해야 하는지.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하고 혼자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많다. 단순한 육체노동. 그리고 맑은 공기 마시면서 띵가 거릴 수 있다는 상상을 아직 하고 있지만 현실은 매일 결제해야 하는 비용은 쌓여가고 통장에 찍히는 숫자는 줄어들기 시작하는 간극을 어떻게 넘어 가야 하는지 생각과 상상만으로 풀수 없는 과제가 된다. 

또래 보다 회로 구상을 잘해 천재 소리를 잠간 들었던 전기공학을 하다 농업을 선택한것은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다. 기능올림픽예선과 본선을 거치면서 잠깐 또래보다 앞서 있다고 모두 앞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동내에서 공좀찬다고 국가 대표가 아니고. 국가대표라고 해서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공학은 끈임없는 노력과 신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뒤 처진다는 것을 너무 빨리 알았기 때문일까? 농업 생산은 공학적인 생각의 기초가 큰 도움이 되고. 등산과 여행, 그리고 낮선곳을 좋아하는 특성에 정밀농업, 상업 농장 건설과 초기 가동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초 기술과 경험 그리고 특성에 딱 맞는 일이되어 버렸다.  



감 잡았어~~. 


크고 있는 오이를 보고 있으면 작은 자부심이 불끈.. ㅎ


어려운 고비를 넘어갈때 마다. 새로운것을 알 수 있고 그것을 적용해 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때의 기분은.. 그 어느 유혹보다 강하다. 



가격이 많이 내려가 있지만 달려 있는 것들은 다 돈이다.. 


파이프에 종이컵을 왜? 놓아 뒀을까? 사소한것에 이유가 만들어 진다. 



장기재배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영양생장과 생식생장. 그리고 도장과 과번무를 알아야 한다.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할것인지. 


그리고 영양생장과 생식 생장이 어떤 조건에거 어떻게 변하는지. 겨울과 여름. 극과 극. 그리고 그 사이의 간극 봄과 가을에 어떤 조건을 이용해 재배하는지에 따라 모든것이 달라진다. 



생장점.. 모든것이 시작이고 모든것이 끝이 된다. 



이쁜 녀석들. 하나하나. 만들어 가고. 찾아 가는 즐거움이 있다. 



이쁘지 아니한가?.


병들어 쓰러지는 결주가 거의 없다는것.  각 동마다 구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작은 자부심을. 



한개 얼마더라.. 


굵게 만들기. 혹은 짧게 만들기. 색을 내고. 적당한 농도를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작물은 진화의 산물.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은 이네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우리가 원하는대로 끌고 가는것..  고양이를 키우고 동물을 키우는것도 즐겁지만. 작물을 재배하는 것 또한 나름 즐거움이 많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대로 따라 올때. 



잿빛 곰팡이의 공격으로 시들어 가는 녀석.. 



균의 침입에 걸린 녀석들은 어쩔 수 없어도 병원균이 옆으로 확산되지 못 하도록 관리하는것. 


병원균은 박멸하는것이 아니라 발생을 억제하고 발병을 억제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녀석들이 자기 세상이라고 느끼지 못하도록 환경을 관리한다. 


어떻게 온실 재배에서 무농약 인증을받았냐고 묻지만 그냥 약치는것이 귀찬아서 치지 않을뿐이라 답한다.  지난번 토마토 처럼 유기 인증을 받은 약을 사용한적도 있지만 결국 환경관리라는 것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 



강한 생명력. 오이줄기가 뒤틀어지고 갈라져도 큰 영향이 없다. 


정상적인 녀석들 보다 조금 처지기만 할뿐. 꽃이 피고. 열매맺고. 비대하고 자라는 것은 이네들이 오히려 우리보다 더 진화된 생명이라고 생각하는 근거가 된다. 



잘 크고 있다. 파종일로부터 140일 곧 다음작기를 위해 부분 적심에 들어가겠지만. 굽이굽이 돌아 넘는 과정들. 작은 언덕을 수십게 넘고 큰 언덕을 몇개씩 넘어서 여기 까지 끌고 왔다. 다음에는 좀더 집중하고. 더 집중하는것. 


토마토에 대한 미련 그리고 미안함. 사랑하던 아이를 잃어 버린것 같이 아픔이 커지만 새로운 녀석들 이녀석과 조금더 가까이 다가 가기 위해서. 하루 하루. 그리고 또 하루. 



아직 포장과 선별이 원할 하지는 않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 결국 생산품을 균일화 한다면 모든것은 쉽게 처리 할 수 있다. 



상 중 하. 외형에 따라 구분해 포장 하지만 어느하나 이쁘지 않는것이 없다. 


큰 녀석들은 큰대로. 찾는 이들이 있고. 구부러진녀석들은 그 나름 사용처가 정해져 있으니. 판매 하지 못해 한켠에 쌓아 놓거나. 


패기 해야 하는 일이 없어 좋다. 




재배와 생산. 빈둥빈둥 노는것. 하지만 빈둥거릴 수 없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