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생리 배워야 할까? 그냥 받아 들여야 할까?
영화배우 황정민은 대상을 받으면서 스탭들이 잘 차려진 밥상에 숫가락 하나 올려 놓았다 했었다.
식물생리. 꽤 두꺼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읽으면서 내가 이걸 읽어야 하나. 이해 해야 하나 몇번을 망설이면서. 결국 두번에 나누어 다 읽었다.
이해하거나 외우지 못해도 읽는것은 잘 하는 편이다. 처음부터 이해하고자 한다면 몇장 넘기지 못할것이 뻔하기에 그냥 대충 만화책 읽는다 생각하고 그냥 그림보면서 읽는다. 중간 책을 따로 접거나 복사 혹은 표시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따로 표기 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 한다는것이기에 다시 그 페이지를 다시 찾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냥 책은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는다. 처음 읽을때와 두번 그리고 세번 반복해 읽을 경우 이해하는 것이 다르고 받아 들이는 것이 다르기에.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도 이해 할 수 있을 지 걱정은 하지 않는다.
재배를 배우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었었다. 작물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조금더 깊이 들어가기 위한 노력이었지만 언젠가부터 책보다는 경험, 그리고 재배하는 과정에서의 기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었다.
두꺼운 책보다 식물의 사생활 이라는 6편의 다큐가 더큰 도움이 된다. 식물의 생리와 기타 사생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러가지 필연들이 이어진 아프리카 무화과 나무 이야기는 하나의 충격이었다. 눈먼 시계공처럼 기나긴 시간틈 속에서 우연과 우연이 만들어낸 삶의 연속
진화의 역사. 삶에 대한 애착은 작물이라고 해서 사람보다 부족하지는 않다는것. 긴 진화의 과정에서 스스로의 생육환경을 알기 위해서 책과 전문가들의 논쟁 보다는 스스로 재배하면서 느끼고 배우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지금도 느끼고 있다.
수확 작업이 끝나고 하엽과 유인작업을 할 때 온실 한바퀴 돌아 본다.
줄기가 갈라져 있어도 식물의 생육에는 별다는 문제가 없다. 정상적인 것보다 생산량은 조금 감소한다고 해서 생육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진화의 결과. 그리고 생존의 본능을 우리가 굳이 이론적으로 파고들 필요는 없다. 강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관리만 할 뿐.
일부 엽을 제거한 부위에서 균의 침입이 있는 경우가 있다.
원인은? 작업자 개인의 잘못? 혹은 전체 작업 방법의 잘못. 그것이 아니라면 다른 환경적인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보고 또 보고 관찰, 촬영 기록 그리고 비교.
시간별 사진을 비교해 보면 발생 원인을 어느정도 예상 할 수 있다.
작업 방법을 바꾼 상황에서 절단 부위가 어떻게 되는지
어느정도 감을 잡았다고 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에 대한 논쟁 보다는 그냥 해보는 것. 그리고 관찰하고 비교 하면 정답은 몰라도 근사값은 알 수 있다. 최소한 이것은 아니다는 생각을 하면 빨라 다른 방법으로 바꿔 비교해 본다.
빙고..
식물은 스스로 치유 능력이 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것. 작업 방법과 일시. 그리고 작업 후 전처리까지. 어느정도 작업에 공정을 만들 수 있다.
지난번 부터 작업 방법을 바꾸면서 절단 부위의 감염이 현격히 줄어 들었다.
비교. 그리고 시험과 관찰. 섣부른 판단 보다는 근사값을 찾아가는 것 처럼.
재배와 생산은 사소한 재미가 있다.
작업의 공정 그리고 병충해 감염 예방. 두마리 토끼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그놈이 그놈이다.
작업 도중 부러진 줄기에 바로 치유의 본능이 있다.
생명은 스스로 지키려고 하는 능력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쉽고. 좋다. 굳이 영양재를 살포하고 방제약을 살포하는 것이 식물의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
부러져 너덜 거려도 스스로 치유하고 유지 하고, 병원균의감염을 차단 하고 있다.
구부러진 오이들.
품질은 문제 없지만 한국은 모양으로 품질을 정하다 보니. 등외품으로 정상 가격을 받기 어려운 것은 바로 제거해 버린다.
이것을 이용해 피클이나 가공을 하려고 하는 이들이 있어 저렴하게 보내고 있지만 기형률을 낮추는것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가 된다.
작은 녀석들. 정상품이 될 수 없는 것은 보는 즉시 제거한다. 아깝다고. 거시기 하다고 미련을 가질 수 없다.
무농약 인증이 나온 상황에서 이녀석을 가공하는 방법을 찾아 보지만 아직은 여유가 없다.
미련을 가지지 않는것. 아까워도. 눈물이 나도. 그냥 과감하게 제거하라고 지시하고 간섭 하지 않는다.
작업하고 있는 부산물을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온실의 상황. 작물의 상황을 알 수 있다.
적엽한 잎에서 곰팡이나 다른 균은 없는지. 아직은 일부 극소수 발견되는 잿빛곰팡이 외 다른 병원균은 없다. 특히 노균과 잎곰파이 그리고 흰곰팡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서 환경관리가 어느정도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예상 할 수 있다.
탈색된 잎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들은 Mg결핍이니 뭐니 거시기 하지만 어떤 위치에서 발생하는지 그리고 하나만, 줄기 전체가 혹은 부분적으로 발생하는것인지에 따라 원인을 다르게 생각 할 수 있다.
비가 오고 날이 흐리면 훈연 할 준비를 한다.
약재가 잘 스며 들도록 몇시간 전에 만들어 놓고 작업이 끝나면 바로 훈연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의 공정 그리고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나씩 시험하고 결과를 유추해 보면서 수정해 가는작업.
재배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다.
** 전라북도 시설농업 연구회 / http://cafe.daum.net/farm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