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포 농장의 일상
버벅거리고 뒤쥑박죽이던 작업 공정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있다.
경험을 통해 얻어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또한 이론적 그리고 인류학적 기본 지식이 없으면 경험이 쌓이지 않는다.
농업생산과. 농장운영.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알아야 할까?
흔히 말하는 유통과 마케팅을 농업 생산자들이 이야기 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농업의 특성상 꾸준한 생산량과 일정한 품질만 유지하게되면 유통 마케팅의 중요도는 낮다.
어느 분야나 전문가 영역이 있고 가능한 전문가들과 연합해 가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얼마되지 않는 생산량을 기준으로 유통을 하고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밑삐진 독에 물붇기와 별다른 것이 없다.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은 남들보다 경쟁력 있는 생산을 할껏. 최고의 품질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비용에 비해 품질이 높고 안정적이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가락동에서 경매되는 가격은 일반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높다. 저가 경쟁을 하는 마트에서 어떤 가격, 어떤 유통경로를 통해 채소를 수급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네들에게 직거래 한다고 해서 우리내것의 가격이 내려간다면 직거래 할 이유가 없다. 그냥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판매 하는 것이 모든면에서 유리하다.
경매 시장에서는 할인 행사 한다고 가격을 낮춰 달라 하지도 않을 것이며, 결제를 가지고 이리 저리 장난을 치지도 않는다.
아직도 빠른 성장속도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엉망으로 엉키지는 않는다.
얼국을 빼곰 내민 녀석. 이속에 앞으로 보름 후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다.
작업 지연으로 생산량이 약 열흘 감소 되고 있지만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한번의 실수가 전체에 끼치는 피해가 크다. 결국 아픈 만큼 성장한다고 했었다. 시행착오와 손실이 크면 클수록 경험치는 높아진다.
1~2구역의 스크린 건조시키기
스크린이 젖어 있으면 보온 효과도 떨어지고 병충해의 온상이 될 수 있어 가끔 햇볕 좋을때 잠깐 스크린을 펴서 말리는 작업을 진행 한다.
다겹 스크린을 좋아 하지 않는것은 말리기 어렵다는것. 그리고 젖어 있으면 오히려 한겹의 스크린보다 보온력이 떨어지기에 바싼것에 비해 효과가 낮다는것이 씷다. 언놈이 생각하고 보급하는지는 몰라도. 이론에 현장 경험이 잘못계산되면 1-2W 형 온실같은 것과 다겹 부직포, LED 같이 효율을 생각하지 않는 제품들이 양산된다.
스크린 말리는 작업을 할때 비뚫어진 클립 다시 확인 하고 사전 점검도 같이 한다.
한국형 난방 스크린 작동 방식을 예인식이라 하고 유럽형을 렉+피니언 방식이라 한다.
난방의 효율을 따라 이야기 하더라고 온실 구조에 예인식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서로 줄을 감고 풀어 주는 과정에서 온실 전체를 압박한다.
단순히 난방의 효율을 비교 하기 전에 생산성과 구조의 안전성 그리고 재배와 관리의 편리성을 비교 한다면 예인식은 렉+피니언 방식과 비교 대상이 아니다.
현재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온실은 대부분 측고가 높고 지붕에 개폐창이 있으며 그것이 구조적으로 안정된 렉+피니언 방식 이라는것.
일부 스크린을 트러스를 설치하고도 유인방식을 하는 곳이 있지만 대형 유리온실은 1%의 효율도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데 유인 방식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시설이다. 설치 비용이 싸다고 주장 하지만 이또한 장기적인 운영과 교체 비용을 생각하면 오히려 높다 할 수 있다.
한개 500냥..
오이를 오이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고 있다.
하나의 사진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이사진은 은근히 우리 농장이 환경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랑이 되는 사진이다. 죽은 잎이 바싹 마를 정도로 습도 관리를 잘 하고 있고 곰파이 흔적하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무농약?. 유기농 모든것은 재배 환경을 어떻게 관리 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식물은 스스로 자정 능력이 있다. 스스로 경쟁력 없는 것은 제거해 버리는 무서운 능력. 살아 남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된다.
올 곧게 자라는 녀석에. 감사를.
작업도중 생장점을 부러 뜨려 더이상 자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수확해야 하는 것의 손실은? 현재 원줄기 하나 부러뜨리면 철거 예정인 5월 말까지 40개 정도 수확 하지 못한다. 가격이 내려간다 가정을 해도 오이 줄기 하나에 12,000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숙달된 작업 인원을 사용해야 하는 가장큰 이유는 작업상에서 잘못하면 더큰 손실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유인 작업중 줄기가 뚝 부러져 버렸다. 이녀석도 손실이 12,000원 .
오이 하나에 얼마 줄기 부러지면 얼마. 혼자서 이런 저런 계산을 하면서. 투덜투덜.
수확 선별을 하고나서. 포장 필릅으로 압박해 놓는다. 물류 유통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기를..
포장 그리고 출하.
오후 5시 물류를 위탁한 회사의 차가 들어오면 상차를 하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완료된다.
파랫트 단위로 계약을 했기에 직접 운송하는것 보다는 저렴하고 무엇보다 인력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녀석이 8시까지 서울청과 채소 경매장에 도착하고. 거기서 중도매인들의 간택을 받아 다음날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새벽 3시쯤 경매 가격과 누가 경매를 받았는지 팩스로 들어온다.
오후 2시 전후로 비용을 제외한 정산서가 들어오고 3시쯤 문자로 판매금이 들어 왔다고 숫자로 알려 준다.
팬매 수수료는 약 5% 전후. 한달 매출액 기준으로 5% 정도라면 영업 담당자를 고용 할 수 있는 비용이 되지만 그렇다고 물류비와 기타 기회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그냥 경매 시장을 통해 위탁 판매 하는것이 유리 할 수 있다.
남들은 유통이 복잡하니 도둑놈들이니. 말이 많지만 우리같은 경우는 물류와 유통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무농약 인증이 나오고 학교 급식으로 남품하겠다는 이들이 가끔 찾아 오지만 물류비용과 기타 여러가지 숨어 있는 비용을 계산해 볼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냥 농가는 생산에만 주력하고. 나머지는 유통인들에게 맞겨 두고 각자 전문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