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과 체통
이름 부르기가 어색한 자리에서 대부분 직책을 부른다.
만만한것이 "팀장"이고. "이사"다.
만날 사람도 별로 없고
해댕기는 꼬라지가 영 거시기 해서 명함을 잘 사용 하지 않는다.
괜히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아래 위로 쭉 훌터 보면. 나 때문에 회사 이미지가 나빠 질까봐 ?
이런 저런 전화 받는 것도 그리 익숙하지 않다.
요 근래 "이사"라는 직함을 사용 하고 있다.
필요할때 프린트로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몇장 되지 않은 명함에도. "이사"라고 되어 있다.
작게 영문으로 C.T.O 라고 되어 있으니. 아는 사람은 무슨 뜻인지 알것이고.
그래도.
대충 걸치고 예전처럼 맨발에 슬리퍼 끌고 다니지는 않는다.
가능한, 최대한 예의를 지키려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것 인지. 느끼고 있기에..
하지만 양말에 신발 신는것 만으로도 나에게는 고역이다.
손, 발과 얼굴을 차갑게 식혀 주지 않으면 열을 발산하지 못하고 머리로 열이 많이 올라가면 무거워 지기 때문에..
차라리 추운것을 버티기가 쉽다.
속내의 상 하. 그리고 바지와 T 아래위로 4장이면 1년동안 별 변하는 것은 없다.
몸에 열이 너무 많아서 한 겨울에도 맨발에 얇은 티 한장 걸치고 다니고.
여름에 더위 먹어 오히려 두터운 옷을 입어야 하는 상황을 가끔 격는다.
양복 한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내 이름으로된 사업자와 농장이 있으니. 대표 라는 직책이나 . 흔하디 흔한 사장 소리를 들어도 되지만.
다른 직원들은 "상무" 도 있고 "이사"도 있는데..
굳이 스스로 "이사" 라는 직책이좋아서 하는 것도 아니다.
직책에는 책임이 따르고. 그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직책은 오히려 짐이 될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장 차림에 번듯한 차를 가지고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만나려 하지 않는다.
스스로 불편해 하면서 만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만..
그 자리를 만든 제 3자가 있다면 그를 위해서라도 지켜야 하는 일들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복학을 하고 가능한 대학원까지 진학 하려 하는 이유는. 졸업장이 필요해서가 아니다.
남들처럼 "박사"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몇 가지 연구 용역을 진행 할때..
학력과 자격 조건 때문에. 책임 연구원도 아니고. 일반 연구원도 아니고..
대학 중퇴는 고졸이고 그냥 자료 조사원 밖에 되지 않는 현실의 벽이 있다.
스스로 별로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같이 연구를 진행 하는 이들이 곤혹 스러운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양발을 신고. 신발을 신는것 부터..
T를 입지 않고. 조금 불편 하지만 와이셔츠는 입지못해도 난방을 입는 것부터..
체면과 채통은 나 스스로가 아니라.
내 회사, 내 농장, 나와 같이 하는 이들을 위해서 라는 것을 조금은. 느끼고 있다.
그것이 고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