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둘.
아버지가 8대 독자다.
난 형재가 3명이라 독자는 아니지만. 장가 안간 둘째 말고 나와 막내는 딸만 있다.
원래 손이 귀한 집안이라 했고. 과거 지금은 북쪽이지만 거기 어마무시한 재산과 땅이 있었다고 했다.
한 집안의 장손이라 어릴때 부터 고모님들의 거시기에 엄청 시달리다 보니. 그네들이 반대 할 것은 미리 말하지 않는 버릇이 있다. 부모님은 아들하나 낳았으면 하는 눈치지만 말한다고 들을 내가 아니라는것은
공고 갈때도 반대 할 것을 미리 알았기에 말하지 않았고. 등산을 좋아 하는지는 알았어도 벽등반을 하고 히말라야 가는것 등 반대 할 것은 미리 말 하지 않는다. 심지어 군에 입대 할 때도 별말 없이 갔으니. 일상적인것이 아니면 가족들이나 남들에게 말하지 않는것이 버릇이 되어 버렸다. 부모님이나 마누라도 내가 정확히 뭘 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잦은 해외 출장도 어디 무슨일로 가는지 말 하지 않는다.
고3, 초2 딸래미 둘과 이런 저런 이야기. 집에 자주 가지 못하지만 집에 가면 아이들과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노력한다. 가능한 아이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하고 슬쩍 내가 원하는 쪽으로 유도 하기도 한다.
대학을 갈 것인지. 아님 선생님들이 시키는대로 9급 기술직 공무원이 될지 고민이 많은 녀석에게 너 알아서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말로 퉁 쳐 놓고. 어짜피 부산시에서 공고생들 중에 건축 기술직 공무원을 2명 선발 하고 그 가시권에 있으니 선생님들은 너의 장래를 위해서 그러는 거고. 현재의 성적과 아빠 추천장으로 들어 갈 수 있는 국립대학이 있으니 공무원 시험 떨어지면 거기 가고, 공무원은 대학 간가면 휴직 인정해 주니 취업 히거 나서 대학 가는것도 좋고. 그것도 아니면 직장 다니다 휴직하고 학교 가는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저런 꿈과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원한다면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돌아 볼 때 학업을 이어가지 않은것이 아쉬울때가 많아서. 그 시기가 아니면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전해 준다. 좀더 깊이 배우기 위해 대학 댕기다 쫗겨 나거나 중간에 그만둔것이 벌써 4번째다. 내돈 내고 배우는것이라는 생각에 돈과 시간을 투자한 만큼 소득이 없다면 계속 다니기 어렵다. 과거의 지식과 권위만 주장하는 이들에게 굽신거리는 것은 참기 힘든 굴욕이라는 생각. 좋아 하는 일은 할 수 없어도 하기 씷은 일은 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도 하기 씷은것을 계속 권하지 않는다. 초 2 막둥이에게 운동하나 배워 두면 좋을 것이다는 것을 어릴때 부터 꼬셨지만, 남자들이 하는것은 안한다 주장하다 같은 유치원 다니는 친한 친구가 태권도 다니면서 한달만 해보고 힘들면 그만둔다는 조건으로 시작 한것이 벌써 2년째 다니고 있다. 품띠도 땄으니 이제 그만 다니고 다른 운동을 배우는 것이 좋지 않겠나 물으니. 계속 다니겠단다. 그 이유가 겨루기는 싸우는것 같아서 씷지만 품새는 좋아 하니 계속 배워 국가 대표가 되겠다는 꿈을 이야기 한다. 10살 터울 언니 따라 공고 가겠다고 하고. 자기는 전기과를. 마누라 들으면 뒤집어질 이야기를 아이들과 몰래 하고 있다.
"엄마한테 비밀"
장래 희망을 매일 바꾸는 것도 좋다. 다만 얼마만큼 알고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고3 녀석에게 요리 학원도 다니고 사진학원도 다녀보라 권하는 것은. 지금 결정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될대로 대라 포기하거나 팔자에 맞기지 말고 기회가 있을때 배워보기를 권한다. 맘에 들면 계속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서 그만둬도 된다. 다만 해보지 않고 "아디다" 라는 답은 하지 않기를 권한다.
딸 둘.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다. 이녀석들이 5년 후 10년 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족하다. 남이 권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는 삶을 살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