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마구 2015. 12. 25. 07:45


몇해전에 서울 출장 중 하루밤 거시기한 찜질방에서 핸폰을 분실 했었다. 마누라에게 전화 할 일이 있었는데 전화 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결국 부산까지 가야하는 상황. 20년 가까이 살면서 마누라 전화번호 기억 못한다고 엄청 구박 받았다. 저장된것을 찾아 사용하다 보면 기억하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게된다. 미안함 맘에 마트에서 물건 살때 마누라앞으로 포인트 적립하면서 번호를 기억해 누르지만, 메모리 용량이 늘어나면서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상적인 약속과 전화번호는 점차 줄어들지만. 다른것들이 그 빈틈을 채우고 있다. 특히 숫자나 문자 보다 도형과 주변 상황을 더 잘 기억하는 편중된 능력이 어떤이들에게는 천재와 바보. 두 단어로 양분되어 기억된다. 얼마전까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척하는 사기꾼, 국산과 한국실정이라 주장하는 포장지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고 매국노라 비판 받다. 근래 많이 줄어 들은 이유는 근거 자료를 가지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한쪽에서 엄청난 비난을.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초청 특강을 부탁 하고 있으니. 이전 처럼 저울이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는다. 발표나 강의 할 때. 여기 있는 자료는 대부분 직접 만든것이라는 주장과 한 개인의 의견이라 생각해 달라 말하고 시작한다. 자료에 인용된 사진과 근거 자료들이 직접 현장에서 촬영하고 정리한 것, 국제 기준과 국내 상황을 여러가지 사진과 현장 경험을 비교한다.  


한번 만난 이들의 얼굴과 어느 상황에서 만난것 인지는 기억을 더듬을 수 있으나 숫자나 문장에는 약하다. 이름과 얼굴과 배경을 연결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지만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간이 걸린다.


 어느 상황이든 필요하다면 수십년 전 기억을 되집어 찾아 낼 수 있다. 농담삼아 세계 어느나라 말이든지 할 수 있다 구라 치지만. 현장에 며칠 있으면 어지간한 말은 쉽게 말 할수 있는 것은, 미리 그나라 역사와 미풍양속에 대한 자료와 이전에 가본 지역의 경우 기억을 되살려 놓기 때문에. 그런 자신감이 오히려 기억을 떨어 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이를 탓하고. 많이 변했다 핑계 만들지만 이전만큼 노력을 하지 않는 탓도 크다. 


익숙함. 낮선곳에서 익숙함

 다른이들은 내 방과 내차를 쓰래기통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차 속에 차 값보다 더 비싼 관련 장비들이 실려 있고. 어질러져 있는 방 여기저기 자료들을 나름 분류해 놓은 것이라 주장한다. 경험이 다르기에 보는 기준이 다르다. 한장의 사진속에 그때는 생각 하지도 않았던 여러 의미가 들어 있어 분류를 하는것이 쉽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잘 치지 않는다. 이책에는 이런 내용들이 들어 있구나. 하는 생각만 한다. 중요하다 표시 한 것 때문에 다른것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것을.  같은 책이라 해도 상황에 따라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다시 읽을때 글의 배열이 같아도 머리속에 들어오는 것이 다르다, 경험이 누적되고 다른 자료와 연결이 되면서 알지 못하던 부분이 채워 지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을 느끼는것은 예전 자료를 다시 뒤적이며 즐길수 있는 특권이다.  


내일부터 며칠 출장. 거기다 내년부터 미리 정해 놓은 일정이 한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챙기고 있다. 노트북에 약 1.25TB, 카메라 64GB, 스마트폰 64, 태블렛 64, 거기다 외장하드까지 엄청난 자료들이 들어간다. 강의 자료가 들어 있는 두개의 USB. 


며칠동안 핸폰 터지지 않는 오지에서 읽고 시간 때울 수 있는 만화책, 다른이들에게 보여 줄수 있는 근거 자료들. 그리고 각종 data 저장공간이 크니 안들어가는 것이 없다. 며칠전 다운 받은 책 600권 분량까지.. 


memory 용량 크면 더 많은 자료를 넣을 수 있고. 과거 자료를 버리지 않는것 또한 정리하는 과정에 새로운 것을 찾을수 있기 때문이라 핑계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