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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네덜란드 농업, 잘못 알고 있다”

까만마구 2015. 5. 26. 06:28



“네덜란드 농업, 잘못 알고 있다”GS&J 고영곤 농정전략연구센터 소장 보고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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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4호] 승인 20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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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강국인 네덜란드가 우리나라의 농업 모델로 얘기되고 있지만, 네덜란드 농업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GS&J인스티튜트(이사장 이정환) 고영곤 농정전략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네덜란드 농업의 올바른 이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기업농 육성 정책이나 수출농업, 농업보조금 문제 등에 있어 우리가 모델로 삼는 선진국 농업에 대해 오해나 착시가 없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는 얘기다. 보고서 내용을 간추렸다.

▲네덜란드는 ‘작은 나라’가 아니다=농업 강국인 네덜란드의 국토면적은 우리나라의 35%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지만 인구 또한 우리나라의 35%로 국민 1인당 국토면적은 같다. 그러나 농지면적의 경우 네덜란드는 국토의 56.7%인 192만9000ha가 농지로 이용(2008년 기준)되고 있어 우리나라(175만9000ha)보다 10% 가량 많은 상황. 이렇게 볼 때 네덜란드는 우리나라보다 인구는 1/3 정도인 반면 농지면적은 10% 더 많아, 국민 1인당 농지면적은 우리나라의 3.2배에 이른다. 또 네덜란드는 농지의 대부분이 강 하구에 발달된 삼각주 지역이거나 간척지로 유기질 성분이 풍부한 토양조건을 갖고 있다. 

국토 작지만 1인당 농지면적 우리나라 3.2배
거대한 농산물수입국으로 중계·가공무역 활발
농식품 수출실적 상당부문 농업 생산과 무관
가족농이 95%·직불금, 우리보다 월등히 많아


▲네덜란드 ‘수출농업’의 오해=네덜란드가 농산물 수출대국임에는 분명하지만 동시에 거대한 농산물 수입국이며, 농산물 수출은 중계무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네덜란드의 농산물 수출액(2008년 기준)은 837억 달러로 농산물 생산액인 346억 달러에 2.4배에 이른다. 같은 해 우리나라 농산물 생산액은 360억 달러. 네덜란드 농산물 생산액이 우리나라보다 많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농산물 수출이 많은 이유는, 첫째 인구가 우리나라의 1/3에 지나지 않아 그만큼 수출여력이 크다는 점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네덜란드가 거대한 농산물 수입국이라는 것. 네덜란드의 농산물 수입액은 529억 달러로 농산물 수출액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네덜란드 수출농업의 상당부분은 수입농산물을 재수출하는 ‘중계무역’과 원료농산물을 수입한 후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가공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네덜란드는 2008년 25억송이의 장미를 독일을 비롯한 유럽각국에 수출했는데, 같은 해 37억송이의 장미를 케냐, 에티오피아 등으로부터 수입했다. 장미 수출의 대부분이 중계무역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또 네덜란드 수출 농산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담배의 경우 수출량은 89만톤인데 비해 잎담배 수입량은 120만톤이나 돼 담배 수출실적은 전적으로 수입 잎담배를 가공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네덜란드의 농산물 수출은 상당 부분 네덜란드 농업생산과 관련이 없다. 네덜란드의 농산물 수출의 상당 부분은 싼 가격에 원물을 수입해 재포장 및 품질보증을 한 후 전 세계에 구축된 판매망을 통해 비싼 값에 수출하는 중계무역업이거나, 수입 농산물을 고가의 식음료품으로 가공해 수출하는 식품가공산업의 성과로 이해해야 한다.  

▲네덜란드 농업은 기업농 중심이 아니다=일부에서는 네덜란드의 경우 기업이 농업에 진출해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생각하지만, 농업경영체의 95%는 가족농이며, 협동조합이 유통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전체 농지면적의 약 60%가 소유자에 의해 경작되고 있으며, 2005년 현재 41%의 농가가 자기소유의 농지만을 경작했고 순수 임차농은 10% 미만이었다. 따라서 네덜란드 농업은 가족농, 자작농 중심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 농가도 많은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EU회원국의 농정은 EU의 공동농업정책(CAP)과 각 회원국의 개별적 농업정책으로 2원화 돼 있어 개별 국가만을 보면 보조금이 없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기 쉽다. 또 EU는 아직도 농업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의 비율이 19.7%로 우리나라의 5.7%보다 월등히 높다.

네덜란드 농가들도 전체 농가의 25%는 직불금을 받지 않고 있으나, 이들은 대부분 연간 농업소득이 6만2000유로(7890만원)가 넘는 고소득 농가이고, 42% 농가는 1만 유로에서 5만 유로(1270만~6350만원)의 직불금을 받고 있다. 

끝으로 보고서는 네덜란드 농업의 단편적 현상에 착각해서는 안 되지만, 네덜란드 농업이 많은 강점과 배울 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김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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