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잠깐 눈을 뜬적이 있지만 뒹굴거리다 일어난것이 8시다.
늦잠. 밖의 온도가 내려간 만큼 꿈적거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APT 숙소가 따로 있지만 아직도 사무실 2층 텐트에서 잠을 잔다. 동계용 텐트가 아니라 하계용 단순한 모기망만 있는 녀석이지만 쉽게 잠에 빠질 수 있게 편안하다. 따뜻한 아래목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조금은 춥게 자는 것이 더 깊이 잠들 수 있다.
군에서 재대하기 몇 달전 불면증에 걸려 한참을 고생 했었다. 어렵게 찾아간 군의관 왈. '잠 안오면 자지마라. 자려고 하는것이 오히려 힘들게 한다. 잠 오기 전까지 책을 읽거나 다른것에 집중하다 보면 쉽게 잠들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그 후 부터 잠들기 전에 다큐를 보는 버릇이 있다. 중간 잠이 깨더라도 다큐를 틀어 놓고 있으면 다시 깊은 잠에 들어간다. 근래 다큐 보다는 인터넷강의나 팟케스트 같이 들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예전부터 비바람이 불던 번개가 치던 개의치 않고 잠을 잘 잤었다. 며칠씩걸리는 거벽등반하면서 벽에 엉덩이만 걸치고 안전벨트에 의지해 침낭속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잠을 잘 잤었다. 다른이들이 내가 떨어질까봐 붙잠고 잠들지 못하게 흔들어도 내일을 등반을 위해 에너지를 보충하기 힘들어 가능한 체력을 아껴야 하는 상황, 어느 상황이든 체력이 고갈되지 않도록 휴식과 에너지 보충 한다.
현장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도출되기 시작한다.
단순히 이런 온실이 있다는것만. 그리고 설치는 스페인에서 기술자들이 오고 국내 전문가라 주장하는 이들이 붙는다면 쉽게 설치 운영 할 수 있다 생각 했었다. 그러기에 이런온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목적이 컸다. 대한민국의 저력(?) 이라면 쉽게 따라 오지 않을까? 하는 착각.
몇명의 업자들이 도망(큰소리 쳐 놓고 현장에서 이런저런 핑계로 사라 졌으니 도망이라 표현한다)가 버리는 바람에 먼저 시작한 경주 현장이 진주보다 보름 늦게 마무리 되고 있다. 결국 우리가 해야하는가 고민들.
해보면 벌것 아닌것을. 아무리 높다해도. 그리고 위험하다 해도 결국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 인것을.
요즘 선생질(?)에 맛들여 거시기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현장으로 가야 하나 심각한 고민을. 지금까지 업자니. 전문가니 수십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최소한 이정도는 할 수 있겠지 생각했던것에 대한 믿음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띠바. 씨불알... 입에서 욕이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