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감.
장기 산행을 할 때는 미리 계획을 세운다. 어느 지점에서 쉬고. 어디에 샘이 있으며. 어디쯤 비박을 할 것인지. 선배들의 지식과 여러가지 자료를 가지고 계획을 세우는 것.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이때 사용 할 수 있다.
준비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모든것이 달라진다.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고 선배들의 조언에다 몇 단계 확인 하고 시작하지만. 출발 하면서 부터 삐거덕 거리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모든 준비를 한다 해도 기초 체력이 약하다면. 배낭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거나. 무릎 관리를 잘 못하고. 체력 안배를 잘못하면 많은 것에서 실수가 쌓이게 된다.
산행은 결국 산과의 싸움이 아니라 스스로의 싸움이고. 쓰쓰로 버텨 나가야 하는 고행길의 연속이 된다.
피곤함. 쉽게 피로함을 느낀다. 잘 하지 못하는 것에서의 부담은 꽤 무겁게 다가 온다.
아무런 계획서 하나 없는 장기 산행처럼.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다음 샘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사황에서 물은 얼마나 가지고 가고. 중간 어디쯤 쉬어야 하는지 망설이게 한다.
오르막을 다 올라 쉬었다 내려가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내리막은 쉬우니 오르막 직전에 충분한 휴식을 하고 오르는 것이 옳은지.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서 쉬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고산에서 트레킹은 하루 4km 정도 걷는것이 일반적이다. 새벽 6시 부터 걷기 시작해 점심 때 쯤 산행을 마치고 긴 휴식에 들어간다. 12시간 이상 깨지 않고 잠들 수 있는것은 내일의 고단함을 알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에다 각인 시켜 놓는다. 잠깐의 여유가 내일 어떤 어려움을 닥치게 하는지. 선배들의 구라가 썩인 무용담 속에서 사실을 찾아 내는것과 같은 어려운 문제가 된다.
익숙하지 않는것을 하면서 수 많은 갈림길에 버벅 거리고 있다. 이런 저런 핑계거리를 찾아 고개를 돌려도. 결국 스스로의 준비 부족과 미리 예상 할 수 있는 것이었거나. 확인 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결과라는 것 밖에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갈림길이 앞에 놓여 있을지. 피로감. 휴식에도 충전되지 않는 피로감이 눈을 아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