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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또 하나씩.

까만마구 2013. 8. 18. 20:24

이틀간의 휴가. 


아침 늦잠을 잤기 때문에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농장으로 길을 잡고 나선다. 


진영 휴게소에서 라면 한그릇. 3,000원 떡라면도 있지만 굳이 아무것도 들어 가지 않은 라면을 택한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적당한 음식을 찾기 쉽지 않다. 항상 메뉴 앞에서 무엇을 먹을지. 구미를 땡기는 녀석이 있는지 고르려 하지만 라면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함양 휴게소의 3,500원 짜리 김치 라면이 딱이지만 여기는 없다. 예전에 많이 있던 부페식은 거의 없고 정해진 메뉴중 하나를 선택 하라 하지만 쉽지 않다. 얻어 먹는것이 아니라 내돈 내고 먹는것이기에 가치를 찾으려 하지만 음식을 먹는것이 아니라 끼니를 때우는 쪽을 택한다. 


농장에 도착해서도 귀찮다는 이유로 라면을 끓여 먹는 이들에게 한젓가락 얻어 먹고. 


저녁도 같은 이유로 컵라면과 과일 몇개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라면을 그리 좋아 하지 않는데 며칠간 면만 먹고 있다는 생각. 



농장장이 구수한 참기름 냄새 풍기며 비벼 먹는 비빔밥과 계란을 풀은 라면 냄새는 괜히 허기지게 만든다. 




고온으로 혹은 품종을 잘못선택한 이유로 생산량이 10%로 떨어 졌다. 적심하고 다음 작기 준비에 들어가면서. 엉둥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오이를 양액 재배 처음해 보면서 몇가지 시행착오를 격고 그것을 수정하면서 여러가지 문제를 느꼈지만 새로운 영역을 찾을 수 있었다. 


상인들의 요구로 기존 온실에 가지와 애호박 양액 재배를 일부 시도하기로 한 상황에서 다양한 자료를 뒤적이고 있는 상황. 


품종은 뭘로 하지. 그리고 재식 간격과 유인방법. 재배 작형을 어떤 방식으로 가져 갈지. 며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새로운것을 하기 위한 준비들. 


늘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 질때 새로운것을 시도 하는것은 작은 흥분이 되고 에너지가 된다. 




농장과 떨어진 곳에 적당한 개인 사무실을 얻어 짱밖혀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잡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료들을 정리하고 수집하고 다시 분류 하는 일이 따분하지만 과거의 기억과 새로 채워지는 자료들을 혼합해 내는 것은 새로움을 찾아 가는 하나의 즐거움이다. 


다시 컨설팅을 시작하게 되면서 단순히 잔소리만 하는 컨설팅에서 직접 농장을 운영해 보면서 느꼈던 수 많은 괴리감을 어느정도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혼자 착각 하고 있다. 



이번주부터 미루던 시설농업에 관한 정규 과정을 만들어 교육을 시도해볼 계획이다.  젊은(?)이들을 모아 놓고

하나씩. 시도해 가면서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그러고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으로 과거의 일을 바꿔야 하는 상황으 즐기면서.. 


하나씩. 또 하나씩.